[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다음주 초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재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압수수색을 무산시킨 바 있는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특검팀의 당사 진입을 막기 위해 비상대기 공지를 돌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최근 당 의원들에게 오는 18일 특검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비상 대기에 돌입할 것을 공지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소속 의원들에게 "18일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집행 시도가 예상된다"며 "이른 시간 당사 진입 등 압수수색 진행이 있을 수 있기에, 오전 8시부터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특검팀이 이날 압수수색을 재시도할 경우 또다시 대치 국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3일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 차원에서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낸 바 있다. 특검팀은 당시 입당 시점이 2021년 12월부터 2024년 4월 사이인 당원들의 명단 확보를 시도했다.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필요한 자료를 사실상 임의제출 받는 방식이었지만 당직자 등의 제지로 오래 대치를 이어가다 끝내 무산됐다.

당시 영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당원명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사유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 핵심 간부 윤모씨가 지난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씨와 윤씨가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내용이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윤씨는 문자메시지로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물었으며, 이에 대해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며 권 의원을 지목하는 듯한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교인들을 동원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 개입하려 시도한 정황도 포착한 모습이다. 2022년에는 통일교 교단 지도부인 지역별 지구장들이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 등에게 현금 2억여원을 전달했다는 윤씨 등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총선 당시에는 통일교 교인 3만여명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씨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한 달 전인 2023년 2월 전씨에게 이 같은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김 여사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전씨는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