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80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 임명식에서 국민 대표 80인으로부터 대통령 임명장을 받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란 이름으로 열린 국민 임명식은 인터넷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국민 35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장에 모두 1만 석의 좌석이 마련됐는데, 보안구역 밖으로 광화문 일대와 경복궁 앞까지 많은 시민이 운집했다.
또 국가 주요인사와 주한 외교단,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체육·과학기술·교육·노동·여성·산업 등 각계 대표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대표단에 광복군 독립운동가 고(故) 목연욱 지사의 아들 목장균 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연수 NC AI 대표, 허가영 영화감독 등이 포함됐다. 계엄 당시 장갑차를 가로막았던 부부, 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부부 등 상징적인 인물도 참여했다.
임명식은 국민대표가 각자 작성한 임명장을 대형 큐브에 순서대로 놓은 뒤 마지막으로 대통령 내외가 임명장을 놓아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명장 완성과 함께 무대에 불이 들어오자 이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인사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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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감사 인사를 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15./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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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먼저 “빼앗긴 국민주권의 빛을 되찾은 80주년 광복절,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또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4.19혁명부터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나라에 국난이 도래할 때마다 가장 밝은 것을 손에 쥔 채 어둠을 물리친 여러분이 있었기에 피로 일군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대한 80년 현대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 지금까지 그랬듯 국민주권정부는 국정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국민을 두겠다”면서 “국민의 역량이 곧 나라의 역량이다. 국민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만큼 국력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없이 험준하지만, 우리가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며 “21대 대통령 이재명은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 임명식에 하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대통령실은 하얀색 넥타이에 대해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의 표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종단 대표, 각계 주요 인사도 함께했다. 2주 이상 미국에 머물다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도 초청됐으나 이들은 건강상 사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이 대통령은 탄핵 이후 궐위 대선으로 당선돼 정식 취임식을 거치지 않고, 국회에서 취임선서식만 가졌다. 따라서 이날 국민 임명식은 이 대통령은 공식 취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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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 대표 80인으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8.1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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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표들의 임명장이 담긴 큐브는 대통령실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민 임명식에 앞서 이날 오전 8.15 광복절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북한을 향해 신뢰 회복을 위한 대화 복원을 촉구하고, 일본을 향해 과거사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인 상생 협력의 길을 모색하자는 내용의 경축사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경축사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등을 포함한 주한 외교단과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 영빈관 2층에서 진행된 만찬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김석기 위원장과 김영배·김건 여야 간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내빈도 참석해 170여명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민주주의 회복력과 우리국민의 저력을 일관되게 신뢰해주신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고, 경주 APEC 정상회의 등 다양한 계기에 여러 정상과 만나 소통할 기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했다.
또 이 대통령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보여주는 것처럼 문화는 더 이상 지리적, 언어적 한계가 없는 글로벌 공동체”라면서 “그 핵심엔 다름에 대한 인정, 공존의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문화의 힘으로 우리는 더욱 연대하고,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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