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은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에 대한 전략 미흡,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로벌 톱 라이센서 5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세계 OTT를 휩쓸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영화에 수록된 OST가 2025년 미국과 영국의 팝 시장을 비롯해 전세계 팝 시장을 장악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케데헌'은 미국 영화이고 미국 팝일 뿐인가?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새로운 성장(10)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시장에서 대한민국은 별다른 두각도 없이 IP의 변방 국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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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넷플릭스 제공 |
대한상의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 지시재산권자(글로벌 톱 라이센서) 50 명단에는 미국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가 각 1개의 IP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은 단 한 개의 명단도 없었다.
대한상의는 그 이유를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에 대한 전략 미흡,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여력 부족"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는 "지구촌 수출 관세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위주의 하드 머니보다는 소프트 머니를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대한상의의 이러한 지적은 '케데헌'의 공전의 히트 속에서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업계에서는 '케데헌'의 메가톤급 히트가 결국 한국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 직접적인 수익은 플랫폼인 미국의 넷플릭스와 제작사인 일본의 소니 픽처스가 다 챙긴다는 것.
물론 '케데헌'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한옥 마을, 남산 타워,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등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몰리는 파생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케데헌'으로 거둬들이는 넷플릭스나 소니 픽처스의 수익에 비하면 보잘 것 없고, 결국 '남 좋은 일 시키는 격'이라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런 의미에서 대한상의는 보다 직접적인 IP 산업의 수익성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한국의 IP 산업화 전략으로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케데헌'을 통한 파생 수익을 놓치는 일이 있어서 안 되며, 제2의 케데헌 신화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OTT 플랫폼이 제작비 전액을 선투자하는 대신 콘텐츠의 저작권 및 이를 통해 파생되는 부가가치가 모두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속지주의를 따르는 지식재산권 특성상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마켓이 하나였던 시대엔 좋은 물건을 만들어 잘 팔면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만으론 성장이 힘들게 됐다"며 "K-푸드·콘텐츠 등 지재권 산업화를 통해 글로벌 지속 수요를 창출하는 '락인'(Lock-in) 전략을 적극 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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