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미국 물가 지표 등 변수가 생기면서 한은이 이달 동결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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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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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 수준의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했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3월 이후 최저치인 2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해왔던 주택담보대출도 전월(6조1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권과(5조1000억원→3조4000억원) 제2금융권(1조1000억원→7000억원) 모두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과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 불씨가 완전히 사그러든 것은 아니다. 이미 이뤄진 주택거래와 대출 승인액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당국은 진단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대출 규제가 발표된 6월 넷째 주 이후 상승폭이 줄었지만, 집값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집값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섣불리 내릴 경우, 금리인하가 집값 급등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금리인하에 신중론을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제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의 7월 생산자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5%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옅어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9% 올랐다. 시장 전망치(0.2%)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월간 상승 폭으로는 2022년 6월(0.9%0)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도매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후퇴한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지난 15일 정오 무렵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을 87%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92%에서 하향된 수치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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