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집값 상승세와 관련해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경제는 하반기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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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6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 총재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울 집값 상승 우려에 대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측면에서는 "기상여건 악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겠다"면서도 "국제유가의 안정세와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안정 측면과 관련해선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 건설·부동산 경기 부진, 자용업자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 등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후반에서 상당폭 등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런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네 차레에 철쳐 총 10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며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와 환율 등의 리스크를 함께 점검하면서 금리인하의 속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우리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초까지 성장세가 부진했으나, 2분기 들어 경제심리 개선 등으로 성장률이 반등했다"며 "하반기에도 추경 집행 등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등 주요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전개 양상, 내수 회복 속도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방향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 수준의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화폐에 프로그램 기능을 넣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꼭 필요하지만, 은행부터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돈세탁 문제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일정 규모 이상의 큰 기업에만 발행을 허용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규모가 큰 비은행 기업에 허용하는 것은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본자유화를 허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돈 많은 내국인이 바이낸스 등 해외 기관에 넣어두면 우리나라 원화 예금을 해외에 보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본 규제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되기 전에 빨리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모든 세계가 달러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많은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들 것이냐에 관해 저희는 회의적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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