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돌고 돌아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막상 문 대표가 사퇴한다 해도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 반전없는 ‘상수’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 전 공동대표는 “진짜 혁신”을 외치면서 문 대표가 서둘러 선거체제에 돌입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내 분열이 수습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안 전 공동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16개월여동안 존재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당내 계파갈등으로 문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런 만큼 수차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던 안 전 공동대표가 ‘야당 속 야당’으로서 꾸준히 입지를 다진 결과 제법 단단해졌고, “낡은정치 청산”이라는 다소 진부한 레토릭마저 ‘정치인 안철수’를 띄우는 데 유리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내 친노 의원들은 17일 일제히 ‘문·안·박 연대’를 띄웠다. 문 대표가 다음날 조선대 특강을 계기로 호남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당내에서 다시 불거지는 문재인 퇴진론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됐다.

이날 문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홍영표 의원은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당 지도체제 변경 논쟁과 관련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들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중 하나의 대안으로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가 되면서부터 문, 안, 박 스크럼 주장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안 전 공동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이나 인재영입위원장 등 여러 자리를 제안했는데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이어 “안철수 전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 중 부정부패에 대한 것은 이미 당헌당규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 수권비전위원회 같은 것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며 “그런데 왜 안 의원께서 이렇게 문, 안, 박에 대해서 반대를 하는지 좀 이해를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새정치연합 내 친노 의원들은 17일 일제히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띄웠다. 문 대표가 다음날 조선대 특강을 계기로 호남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당내에서 다시 불거지는 문재인 퇴진론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됐다./사진=미디어펜

하지만 안 전 공동대표는 ‘문·안·박 연대’와 관련해 정식으로 제안받은 적도 없고, ‘연대’보다 ‘혁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더구나 안 전 대표는 “2개월 전 ‘당내 부패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 등 혁신 방안을 제시했지만 문 대표의 답변도, 당의 변화도 없이 시간만 흘려보냈다”며 당 지도부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 전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공정3법’ 토론회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선거체제 돌입을 먼저 하자는 건 아니라고 본다. 제가 무슨 자리를 얻고자 주장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그 부분이 (문재인 대표와) 서로 근본적, 본질적 차이”라고도 지적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이어 “두달 전 말씀드렸을 때 문 대표는 지금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고, 저는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본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두달 동안 당에서 어떤 큰 변화도, 통합을 위한 어떤 행동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제안이 왔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며 “가정을 해서 (만날지를) 말씀드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혁신안에 대한 답을 내놓으면 연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안 전 공동대표는 “당의 큰 변화와 혁신이 우선”이라며 “그 말씀을 계속 두달 전부터 드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안 전 공동대표의 발언은 “당의 혁신없이 선거 국면을 맞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이 내놓은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의 답변을 촉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주 지도체제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이 기구에서 혁신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중도모임인 ‘통합행동’ 역시 문 대표에게 ‘안 전 대표의 혁신요구 수용’을 촉구하면서 혁신을 위한 ‘세대혁신비상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안 전 공동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당내 계파갈등에서 가장 낮고 깊은 목소리로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낸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신당 창당을 선택하는 대신 민주당과 합당해 지금의 새정치연합을 만들었던 장본인으로서 부채의식도 엿보였다. 그런 그가 당이 직면한 최대 위기의 순간에 선택한 문 대표와의 대결을 어떻게 끝낼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