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강화 기조에 대출문턱은 여전히 높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3년만에 3%대로 하락하면서 고정형 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개월 연속 하락했음에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대출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3년만에 3%대로 하락하면서 고정형 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전날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하락한 코픽스 금리를 반영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가 3.93∼5.33%에서 3.90∼5.30%로 0.03%포인트(p) 내렸고,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3.68∼5.08%에서 3.65∼5.05%로 인하됐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역시 3.90∼5.10%에서 3.87∼5.07%로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월(2.54%)보다 0.03%p 하락한 2.51%를 기록했다. 2022년 6월(2.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지난해 10월(3.37%)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07%에서 3.00%로 0.07%p 낮아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년 만에 3%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이 지난 6월 신규 취급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9%로 집계됐다. 지난 5월(3.97%)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6월(3.87%) 이후 4~5%대를 기록하다 약 3년 만에 3%대로 떨어진 것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와 고정형 주담대 금리 격차는 0.1%p 미만으로 좁혀졌다. 지난 6월 기준 고정금리는 연 3.92%로 변동금리와(3.99%)의 차이는 0.07%p다. 1년 전만 해도 변동금리는 연 4.2%로 고정금리(3.69%)보다 0.51%p 높았지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면서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은행권에 대출문턱을 전방위적으로 높이면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크게 어려워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시행 중이던 '임대인 소유권 이전 전세대출 중단' 조치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적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이미 막았고, 이달부터는 'KB직장인 든든 신용대출' 시리즈 3종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대표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금리를 '금융채 5년물'로 대면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은행권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올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당국은 대출 규제 정책의 이행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규제지역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강화 등 추가 조치를 즉시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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