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잠정배출량 산정
감소 추세지만…목표는 매년 3.6% 이상돼야
경기요인 등으로 산업 부문 배출량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 등 강도 높은 탈탄소 노력 필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6억9158만 톤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억200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매년 3.6% 이상의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수준인데, 배출량 감소율이 그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추이./자료=환경부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6억9158만 톤에 이른다고 20일 밝혔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보다 1년여 앞서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추산해 2020년부터 매년 공개하고 있다. 

이는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확정 통계 발표가 통상 2년 정도 소요가 되는 점을 감안해 전년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통계를 매년 산정해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2024년도 확정치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 관리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2026년 하반기에 공개된다.

이번 작년 잠정배출량은 파리협정에 따른 새로운 기준인 2006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산정지침(2006 IPCC 지침)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점검을 위한 1996 IPCC 지침을 적용해 병행 산정한 결과다. 

파리협정에 따른 2006 IPCC 지침 기준의 2024년도 잠정배출량은 6억9158만 톤으로 전년 잠정배출량 대비 1419만 톤(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6 IPCC 지침으로 잠정배출량을 산정할 경우 전년 잠정배출량 대비 963만 톤 감소한 6억3897만 톤으로 분석됐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기준연도인 2018년도 확정배출량과 비교하면 9389만 톤이 감소했다. 

2023년 3월에 수립한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른 연도별 감축목표가 2030년에 가까워질수록 급격히 강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부문별 탈탄소 전환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다. 

또한 감축목표 달성뿐 아니라 7500만 톤의 흡수 및 제거(국제감축, 탄소 포집·저장·활용)를 통한 감축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문별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로는 재생에너지 및 원전 발전량 증가 등으로 전환 부문 배출량 감소했으나, 경기요인 등으로 산업 부문 배출량은 소폭 증가했다.

전환 부문의 배출량은 2억1834만 톤으로, 전기 사용량이 전년 대비 1.3% 증가(588.0→595.6TWh) 했음에도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석탄 발전량은 9.6% 감소하고,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발전량이 각각 8.6%, 4.6%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 부문 배출량은 2억859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산업 부문의 배출량은 일부 업종의 경기회복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온실가스 원단위(배출량/생산량) 개선 부진 등이 더해지며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종은 2023년에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고 다시 반등해 기초 유분 생산량이 전년 대비 6.3% 증가(3115만8000톤→3312만5000톤)함에 따라 배출량은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 업종은 석유제품 생산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하고 배출량은 6.1% 증가(12억4600만bbl→12억7600만bbl)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정도를 의미하는 온실가스 원단위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과 시멘트 업종은 생산량 감소 등으로 배출량이 감소했다. 

철강 업종은 조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8% 감소(6668만3000톤→6351만3000톤)한 영향으로 배출량도 0.1% 감소했다. 시멘트 업종은 생산량(4210만3000톤→3817만2000톤)과 배출량이 각각 9.3%, 9.0% 줄었으며, 두 업종 모두 온실가스 원단위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생산량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공정에서 사용되는 불화가스 감축시설 운영 확대 등으로 볼 때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도 산업 부문 배출량 증가에도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이 냉매가스로, 이산화탄소의 1백배~1만배 이상의 온난화 효과가 있는 냉장·냉방기기용 냉매가스, 발포제 등으로 주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 배출량이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정부는 2024년 7월 수소불화탄소 저감을 위해 단계별 전환 계획을 발표했으나, 기기에 주입된 이후 수년간(2~20년)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수소불화탄소의 특성상 배출량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물 부문의 배출량은 4359만 톤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주로 평균기온의 상승(13.7→14.5℃)과 난방도일(일평균기온과 난방 기준온도 18℃의 차이를 누적한 값) 감소(2348→2216 도일)로 주택용 난방 도시가스 소비가 2.5% 줄면서 감소한 수치로 분석된다.  

다만, 이 수치에는 전기나 열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량 사용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앞서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건물 에너지사용량 통계에 따르면 건물 부문에서 에너지 총사용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3.9%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물의 단위 면적당 에너지총사용량도 증가(117→119kWh/㎡)함에 따라, 에너지 수요관리와 효율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수송 부문의 배출량은 9746만 톤으로, 전년 대비 약 30만 톤, 0.4% 감소에 그쳤다. 경유차는 4.2% 감소했으나 화재 사건 등으로 인해 무공해차 보급의 둔화와 휘발유 사용 차량의 증가해, 무공해차 보급 확대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 부문의 배출량은 2556만 톤으로 벼 재배면적이 1.4% 감소(70만8000ha→69만8000ha)하며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폐기물 부문의 배출량은 1752만 톤으로, 폐기물 매립량이 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온실가스를 흡수·저장해 총배출량을 상쇄하는 흡수량은 4016만 톤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주요 흡수원인 산림 부문에서 산불피해 면적과 산지 전용면적이 각각 97.4%, 10.7%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 추세이긴 하나 경기둔화, 평균기온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이 영향을 미쳤으며,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대폭 확대 등, 보다 강도 높은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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