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등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원전 주도주인 두산에너빌리티가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해당 악재에 대해 시장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세제개편안 등 정책 리스크 역시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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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등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원전 주도주인 두산에너빌리티가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증시가 뒤늦게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욱이 간밤엔 미국 증시마저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받자 국내 주식시장 역시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코스피 5000’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 무색하게도 현재 코스피 지수는 3100선마저 위태로운 형편이다. 실제로 이날(20일) 오전 장중엔 3100선이 잠시 깨지기도 했다.
우리 증시 부진의 세부적인 양상을 보면 ‘주도주 실종’이라는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섹터가 전부 상승동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그나마 추가 상승은 못 해도 6만5000원선을 유지는 해주고 있던 주도주 두산에너빌리티마저 급락하며 국내 시장의 투자심리 또한 얼어붙고 있다.
원전주 급락에는 악재 뉴스가 트리거로 작용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공정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즉,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원전 수출시 원전 1기당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계약과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원)의 기술사용료를 WEC에 지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실제 지급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회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두산에너빌리티만이 아니라 한전KPS·우진엔텍·한전기술·우리기술·오르비텍·우진·비에이치아이 등 원전 섹터에 속한 종목들 대부분이 지난 19일 급락했다.
증권가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담담하다. 특히 KB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번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악재에 대해 “단기적인 센티먼트 훼손은 피할 수 없겠으나 이번 조정을 현대건설·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이라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 급성장 전망의 큰 그림은 달라진게 전혀 없는 상태이며, 최근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 관련 뉴스는 연초 보도되었던 내용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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