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 여름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섰다. 이에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0%(5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10.2%포인트(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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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내린 집중호에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돼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보험사별로는 KB손보 92.9%, 현대해상 92.4%, 메리츠화재 91.9%, DB손보 91.7%, 삼성화재가 91.2%로 집계됐다.
통상 11월, 12월 등 연말에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대까지 치솟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7월 기준으로 5개사의 손해율이 90%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8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p 올랐다.
보험사별 누적 손해율은 현대해상이 84.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삼성화재 84.5%, 메리츠화재 83.9%, KB손보 83.8%, DB손보가 83.2% 순이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며 손해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흑자를 낼 수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이미 적자구간에 들어선 것이다.
이처럼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으로는 지난달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가 꼽힌다. 지난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자동차보험 판매 손보사 12개사에 침수 피해 등이 접수된 차량은 3874대, 추정 손해액은 388억6200만원 수준이었다.
자동차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과잉진료도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상해급수 12~14급의 경상환자 1인당 실질 치료비는 2013년 18만7000원에서 2022년 83만9000원으로 10년 새 4.8배 증가했다.
문제는 연말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해서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한파와 폭설 등의 영향으로 겨울철에 더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실제 지난해 11월과 12월 5대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92.6%, 92.2%를 기록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4년 연속 보험료 인하, 경상환자 과잉진료, 정비수가 인상, 폭염으로 인한 차량 운행량 증가 등도 복합적으로 손해율 상승에 기여했다. 하반기에도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넘으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규현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익파트장은 지난 13일 콘퍼런스콜에서 “대외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당장의 기본보험료 인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만큼 보장성 특약 판매 확대와 할인형 특약 재정비를 통해 할인율 현실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4월부터 진행해 온 조치를 고려하면 늦어도 연말에는 보험수익인 담보당 경과보험료가 늦어도 연말에는 보험수익인 담보당 경과보험료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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