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 전 공개된 일본 아사히·마이니치·닛케이·산케이 신문과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물리적 거리만큼 가까운 관계로 발전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이번기회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는,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한일관계에 관한 공동의 선언, 그에 따른 진정한 새로운 한일관계, 발전적이고 또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간 신뢰는 양국의 협력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다소 어려운 문제가 생기더라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한다. 앞으로 더욱 자주 이시바 총리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통화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층적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정상이 직접 관여하고 결정해야 하는 이슈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통상환경의 변화와 도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상, 경제안보, 공급망, 신에너지, 기후변화 등 핵심 분야별로 정부간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양자 채널뿐 아니라 한미일, 한일중, 아세안+3, IPEF 등 다자 및 소다자 채널도 적극 활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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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8.2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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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양국은 오랜 기간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왔고, 해결에 이르지 못한 여러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문제에 너무 매몰되어선 안된다. 서로에게 도움 되는 일은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전임 정권도 국민이 뽑은 국가의 대표여서 그들이 합의하거나 이미 한 국가정책을 쉽게 뒤집을 수는 없다”고 했으며, 다만 “국가정책에 대한 대외 신뢰를 고려하는 동시에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입장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럴 때 양국간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담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해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규제 철폐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일본 수산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1박 2일 도쿄 일정 뒤 방미길…CSIS 초청으로 정책 연설도 예정
이 대통령은 일본 도쿄에 도착해 재일 동포를 만나는 일정부터 시작했다. 이어 이시바 총리와 소인수회담, 확대회담을 하고 저녁에는 비공개 친교 만찬에 참석한다. 한일 정상은 지난 6월 17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첫 회담을 가진 후 67일만에 다시 마주앉았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전 일한의원연맹 소속 일본 정계 인사들을 만나면서 1박 2일 일정을 끝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방미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현지시간)에 워싱턴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한다. 다음날인 25일 오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오찬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국의 관행대로 정상회담 시작 전 언론 앞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다만 양국 정상이 발표하는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의 미국 학계경제계 등 인사와의 교류 행사도 예고돼 있다. 워싱턴DC의 유력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으로 정책 연설을 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이기도 한 한화 오션이 투자한 필리 조선소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해 시찰한 뒤 귀국길에 올라 28일 새벽 서울에 도착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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