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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사진=농협은행 |
은퇴는 언젠가 누구나 겪게 되는 현실이지만 그것에 대한 생각과 준비는 저마다 다르다. 노후 준비 상품이라고 하면 우리는 대표적으로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DB/DC/IRP)를 떠올리며, 최근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신흥 세(稅)테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 생활 자금의 핵심이 되는 연금계좌 운용 전략을 사회초년생과 시니어 세대라는 두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한다.(단,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할 수 없으므로 논외로 한다.)
◇ 사회초년생(2030세대) : ‘Time is Gold’= 사회초년생 연금계좌 운용의 전략 포인트는 ‘하루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사회초년생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시간이며, 이는 복리 효과와 세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우선 연금계좌의 세액공제를 살펴보자. 공제 가능한 연간 납입한도는 최대 900만 원(연금저축 600만 원 포함)이며,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의 근로자는 최대 148만 원(세액공제율 16.5%), 이를 초과하는 근로자는 최대 118만 원(세액공제율 13.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연금계좌를 활용하면 세액공제분 만큼의 확정 수익을 얻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계좌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은 은퇴 후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세금 납부가 미뤄지면서 원금과 이연된 세금은 함께 운용되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는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는 것이다.
세액공제, 과세이연, 복리효과라는 세 가지 축을 고려해보면, 사회초년생이 연금계좌 활용을 미루는 것은 곧 기회비용의 상실이다. 그렇기에 사회초년생에게 시간은 곧 ‘금’이 될 수밖에 없다.
◇ 시니어 세대(5060세대) : ‘Don’t drop the ball at the finish line’= 사회초년생 때는 열심히 자금을 모으는 것에 집중했다면, 시니어 세대가 된 지금 ‘그 자금을 어떻게 현명하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후 자금을 불필요한 세금 지출이나 무계획한 인출로 소진했을 때,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중요한 포인트는 연금 수령 방식이다. 우리나라 세법은 노후에 연금을 ‘나눠서’ 수령할수록 더욱 유리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즉, 같은 금액을 가지고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세후 실수령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퇴직금을 예로 들어보자.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전액을 내야 하지만,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 부담이 최대 40%까지 줄어든다. 또한, 퇴직금 외에도 세액공제 받은 가입자부담금과 운용수익 역시 연금수령 시에는 3.3~5.5%(연령별 차등 적용)의 낮은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일시금 수령 시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며 그 차이가 큰 것을 볼 수 있다.
은퇴 시점에 한 번에 큰돈을 손에 쥐고 싶은 유혹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만족을 위해 일시금으로 수령한다면, 높은 세금 부담과 노후 자금 소진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잠깐의 달콤함에 속아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연금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누어 받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장수를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모을 수 있는 돈에 비해 소득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장수는 더 많은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가장 든든한 도구 중 하나가 바로 연금계좌다. 사회초년생은 긴 시간을 무기로 복리와 절세의 힘을 극대화하고, 시니어 세대는 불려 온 노후 자금을 효율적으로 수령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장수를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닌 즐길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글=최경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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