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중심 탈피… 서브컬처 등 신작 '장르 확장'
넥슨·크래프톤 등 성과 입증… 핵심은 '게임성·기획력'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전통적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심 개발 기조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는 세대별 취향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엔씨소프가 서브컬처 신작의 정식 명칭을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LIMIT ZERO BREAKERS)’로 확정하고 티저 사이트를 오픈했다./사진=엔씨소프트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향후 신작 라인업으로 서브컬처·액션·슈팅 등 다채로운 장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MMORPG 강자 엔씨소프트는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내년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에서 시작된 장르로,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기반으로 마니아층의 강한 지지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9월 '도쿄 게임쇼 2025'에 참여해 전시 부스를 열고 현지 게이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슈터 장르 신작 '신더시티'를 내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존 프로젝트명 'LLL'로 알려졌던 이 작품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오픈월드 슈팅과 전술적 요소를 결합해 차별화를 꾀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모바일 액션 RPG '가디스오더'에 이어, 핵심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육성 게임 '프로젝트 C' 출시를 예고했다. 아울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슈팅 장르의 '프로젝트 S'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위메이드는 '블랙 벌처스: 프레이 오브 그리드'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이 게임은 위메이드가 처음 선보이는 PC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이 밖에 '뮤' 시리즈로 유명한 웹젠도 서브컬처 장르 신작 '테르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 "다장르는 시장 흐름"… 리스크 분산·글로벌 공략 '투트랙' 전략

   
▲ 크래프톤의 '인조이'/사진=크래프톤 제공


이처럼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장르 확장에 나선 것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존 한국 게임사들을 지탱했던 MMORPG와 모바일 시장은 이미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북미, 유럽에서는 국산 MMORPG의 경쟁력이 낮다. P2W(페이투윈) 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원하는 게임을 선보이려다 보니 MMORPG 외의 새로운 장르에 시선을 두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30~50대가 핵심 타깃 연령층이었던 MMORPG에서 축적된 개발 경험을 다른 장르에 접목함으로써 더 폭 넓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라고 하기 어렵다. 현재 10대, 20대 게이머들은 MMORPG에 큰 관심이 없다"며 "자신만의 캐릭터에 감성을 이입할 수 있는 서브컬처 장르 등을 통해 다양한 세대를 공략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장르 확장 전략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퍼스트 디센던트가 이미 서구권 시장 공략에 성공한 바 있으며 △크래프톤 '인조이' △네오위즈 'P의 거짓'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다만 여전히 30~50대 게이머들을 중심으로는 롱런 MMORPG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결국 핵심은 게임성과 기획력 강화를 통해 신규 장르와 기존 강점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르 다변화를 추진하되, 각 게임의 특성과 정체성에 맞춘 차별화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서브컬처 및 캐주얼 장르는 글로벌 선두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한국 게임사들만의 차별화된 개발과 운영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특색 있는 아트 스타일, 내러티브, 커뮤니티 요소를 강화해 장르 특화 및 장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하려는 흐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 업계의 이 같은 장르 확장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장르는 시장의 흐름"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흥행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