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의 회계 처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며 지분법 적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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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사 전경./사진=삼성생명 제공 |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15.43%)에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회계기준원의 주장에서부터 논란은 시작된다. 이러한 지분법은 일반적으로 지분율 20% 이상이거나, 20% 미만이라도 이사회 참여·경영 관여 등 실질적인 영향력이 확인될 때 적용된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은 15%대로 기준이 되는 20%에 미치지 못하며, 경영 참여 등 영향력 행사에 대한 근거도 불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화재 이사회에 삼성생명 출신 임원이 포함된 사례도 없으며, 임원 이동은 퇴사 후 채용 등 인력 순환 차원의 성격일 뿐 지배력 행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역시 대표회사가 계열사 경영을 지휘하는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자회사 편입 사실만으로 지분법 요건을 충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법규상 제약 때문이지, 경영상 판단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4월 삼성화재는 자사주를 소각하고,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를 넘어서자 보험업법상 요건에 따라 금융위 승인을 받아 자회사로 분류된 바 있다.
이 밖에도 회계기준원은 삼성생명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지분 약 2746억 원 어치를 매각한 것을 두고 금융 당국이 과거 허용한 회계 예외 적용 조건이 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금융산업법상 한도(10%)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매각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분 매각 계획을 수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일회성 조치일 뿐 회계 원칙을 훼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현재 삼성생명은 매각한 몫을 '보험계약부채'가 아닌 별도 항목인 '계약자지분조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2022년 IFRS17 도입 당시 금융 당국이 예외적으로 인정한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 7월 회계기준원이 개최한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 포럼에 참석한 진봉재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유의적 영향력의 명백한 증거로는 이사회 등에 참여해 피투자사의 재무 및 영업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며 "지분 20% 미만에서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이사회 참여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사회 참여 없이 유의적 영향력을 입증하려면 상당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퇴직 후 재고용된 임원 인사로는 영향력을 판단할 수 없다"며 "또 최초 IFRS17을 적용했던 시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기존대로 회계처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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