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큰 기계류와 자동차·부품 타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달 말 미국과 주요국 간의 관세협상 합의로 관세율과 관세 적용 시기 등이 큰 틀에서 확정되면서 미국 관세정책의 전체적인 윤곽이 보다 뚜렸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인 협상에도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기존 한미FTA에 따른 무관세에서 15% 수준으로 크게 높아짐에 따라, 대미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인 협상에도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기존 한미FTA에 따른 무관세에서 15% 수준으로 크게 높아짐에 따라, 대미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국은행의 '미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관세율 인상폭이 50개국 중 18위로 중상위 그룹에 속해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U,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미 FTA에 따라 기존 관세율이 1%였던 데다 철강, 자동차 등 품목관세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커 인상폭이 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각각 0.45%포인트(p), 0.60%p 큰 폭으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5%p와 0.25%p 낮출 것으로 추정됐다.

미 관세의 영향은 무역, 금융, 불확실성 경로로 나타나는데, 무역 경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23%p, 0.34%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수출 둔화폭이 확대되며 마이너스 성장 효과가 커지는데, 이는 더디게 나타나던 관세영향이 앞으로는 가시화되는 데다 내년부터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관세가 추가 부과될 것으로 전제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국 수출에 대한 미국 관세 영향을 대미수출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관세부과 전과 비교했을 때 대미수출은 7.0% 감소해 전체수출 감소폭(1.6%)에서 1.2%p를 기여했다. 품목별로는 고율 관세 대상인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 비중이 큰 기계류와 자동차·부품이 큰 영향을 받으며, 한국의 주력수출품인 반도체도 일정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 관세로 미국으로의 수출비용이 상승하고 미국의 물가상승으로 총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대미수출이 크게 줄어든다"며 "대여타국 수출의 경우 미국시장을 대체하는 전환수출이 일부 늘어날 수 있으나, 여타국 성장둔화에 따른 수입수요 위축 영향으로 대여타국 수출 전체로는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경로를 통해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내수를 중심으로 각각 0.09%p, 0.1%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 관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임으로써 관세가 없을 때와 비교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며, 이로 인해 국내외 금융여건 개선에 지연되면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번 미 관세정책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 경로로는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 각각 0.13%p, 0.16%p 낮추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과 가계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경제적 의사결정을 지연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 관세정책은 단기적 시계에서의 경제 영향 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질서와 국내외 정치·경제, 산업구조의 변화까지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대외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 정부, 가계가 경제구조를 혁신하며 새로운 기회요인을 찾아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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