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ATSC 공동 제안 기술 최종 선정… 삼성·LG 등 국내 기업 수출 확대 기대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방송 전송 기술이 브라질의 차세대 방송표준으로 최종 채택됐다. 남미 최대 방송 시장에서 한국 기술이 일본·중국·미국을 제치고 표준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정부청사./사진=과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ETRI는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가 차세대 방송표준으로 ATSC 3.0 기반 전송기술을 최종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표준은 ETRI와 미국 지상파방송 표준기구 ATSC가 공동 제안했으며, 일본의 Advanced ISDB-T, 퀄컴의 5G Broadcast, 중국의 DTMB-A 등과 경합을 벌였다. 브라질 정부는 현지 테스트를 거쳐 ATSC 3.0을 공식 채택했다.

ETRI는 정부 R&D 지원을 통해 8K 고화질 전송, 이동방송 수신칩 등 핵심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이번에 채택된 기술은 한정된 주파수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고, TV 수신칩 등 방송 수신 하드웨어를 결정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며 표준화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브라질은 지상파 직접 수신율이 73%에 달하는 남미 최대 방송시장이다. 2006년 디지털방송 도입 당시 일본식 ISDB-T를 채택해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그간 국내 기업의 진출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표준 채택은 한국 기술이 처음으로 남미에 도입되는 사례로 수출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브라질은 2026년 월드컵을 계기로 ATSC 3.0 시범 방송과 신규 서비스 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TV 제조사인 삼성전자·LG전자에는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후속 기술 사업화 기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내 기술이 브라질 방송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진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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