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 그동안 예외적으로 인정해온 미국산 장비 공급 절차 면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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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 그동안 예외적으로 인정해온 미국산 장비 공급 절차 면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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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내달 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에 정식 게재될 내용을 사전 공개하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중국 법인인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과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 '인텔반도체 유한공사(다롄 소재)' 등 3곳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VEU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기업에 대해 별도의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적 지위다.
이 같은 조치는 관보 정식 게시일(미 동부시간 9월 2일)로부터 120일 후부터 시행되며, 내년 1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생산시설에 반도체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미국 정부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 상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수의 외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을 허가 절차 없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든 시대의 구멍을 메웠다"며 "이제 이들 (외국) 기업은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허가를 얻어야 하므로 경쟁자들과 동일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결정 이후 외국 소유 반도체 제조 공장은 VEU 지위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 VEU 기업들이 중국내 현존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수출(중국으로의 장비 반출) 허가를 할 것이나 중국내 공장의 생산 역량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허가는 하지 않을 의향"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내 생산이 위축되는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두 기업의 한국내 공장에 비해 1∼2세대 늦은 공정의 제품을 생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보에 따르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 2022년 10월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를 막고자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때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에 대해선 중국 내 반도체공장을 미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VEU로 지정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는 완화한 와중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한국 기업을 통해 중국으로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방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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