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달 말 미국과의 관세협상 합의로 관세율과 관세 적용시기 등이 큰 틀에서 확정됨에 따라 미 관세정책의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과 비교해 성공적인 협상을 도출했다는 평가에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의 통상 불확실성 증가는 국내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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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과 비교해 성공적인 협상을 도출했다는 평가에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의 통상 불확실성 증가는 국내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충격의 부정적 영향은 글로벌 경기전망 악화,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등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모형을 활용한 분석 결과,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증대된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 충격은 우리 성장률에 올해 0.13%p, 내년 0.16%p 정도의 하락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수출과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불확실성 증대가 대규모 고정비용을 수반하는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투자 결정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데 주로 기인한다.
미 관세 불확실성 충격 발생 초기에는 미래 관세인상에 대비한 조기선적(front-loading)으로 우리 수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나,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 지연 등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기업투자는 향후 관세부과에 따른 기대 자본수익률 하락과 불확실성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 등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계도 높은 대외 불확실성에 직면해 대비적 동기가 강화되면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한미 정상회담은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의실험 결과, 대미 관세협상 타결은 협상이 내년까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 충격의 지속기간이 길어졌을 경우에 비해 우리 성장률을 올해 0.04%p, 내년 0.11%p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관련한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향후 재차 증대되지 않도록 세부적인 측면에서 양국간 긴밀한 통상협의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 및 투자여건 개선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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