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유업계가 탈탄소라는 과제에 직면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사들은 저탄소 자가 발전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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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사진=HD현대오일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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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발전’ 투자 확대…탄소중립 로드맵 본격화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4350억 원을 투자해 LNG 열병합 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1360억 원을 투입했고, 내년까지 299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해당 발전소는 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다. 기존 코크스 기반 발전 대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회사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와 스팀은 HD현대오일뱅크는 물론 HD현대케미칼, HD현대쉘베이스오일 등 대산공장 내 계열사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S-OIL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의 일환으로 가스터빈 발전설비 건설 프로젝트 (GT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투자가 시작돼 올해 상반기까지 743억 원이 집행됐으며, 추가로 2026년까지 1887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S-OIL은 이 프로젝트가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중립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도 공정 가동 중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가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적은 LNG를 연료로 하는 자가 열병한 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열병합 발전 설비 신설을 위한 투자에 돌입했으며, 2028년까지 247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울산콤플렉스 사업장 내 가스엔진 열병합 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4~5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과 191억 원의 보일러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가스엔진 발전기를 통해 연간 75.6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정유사들이 자가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외부 전력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 배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유 공정은 대규모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자가 발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곧 친환경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국제사회의 탄소 감축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자가 발전을 통한 탄소 배출 감축은 향후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해 투자에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탄소 배출 관련 추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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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너지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연속 생산이 가능한 설비 전경./사진=SK에너지 제공 |
◆친환경 신사업도 확대하며 탈탄소 대응
정유업계는 자가 발전 외에도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면서 탈탄소 시대에 발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으로는 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 수소 등이 꼽히며, 각사별로 사업 다각화와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디젤,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바이오사업과 함께 수소 및 암모니아 기반의 청정 에너지 사업을 친환경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수소·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과 폐플라스틱의 물리적·화학적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다양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며 탈탄소 시대에 대응 중이다.
S-OIL 역시 바이오 원료, 저탄소 암모니아·수소의 도입 및 활용 등 신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투입해 SAF와 바이오 납사(나프타)를 생산하면서 친환경 정유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산업 특성상 탈탄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사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며 “정유사마다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수소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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