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여야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에 나경원 의원을 선임하려고 하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선임 안건을 일정에서 제외해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과 민주당을 향해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이 전날 갑작스럽게 철회된 점을 비판하고 원상 복귀를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이해 충돌’을 주장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거듭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선처리를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이를 거부하고 '검찰개혁 공청회' 등 민주당의 입법 과제를 강행 처리하면서 회의장에는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해 "국회 운영에 있어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고 비상식적인 것을 상식화해 모두의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법사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돼야 하는 만큼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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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등이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고 있다. 2025.9.2./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추 위원장은 "진행 순서에 따라 달라"며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서류제출 요구의 건' 심사를 강행했다. 이에 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간사부터 선임해야 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간사 선임을 어제까지만 해도 안건에 포함시켰다가 갑자기 빼서 간사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이런 기괴하고 엽기적인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두고 볼 수 있겠나"라고 반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맞섰다. 서영교 의원은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경태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인사가 어떻게 법사위 간사냐"며 "간사 선임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방이 오가던 중 나 의원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향해 "초선 의원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즉시 "초선의원으로서 모욕감을 느꼈다"며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이후 민주당 주도로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퇴장했다.
추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나 의원을 향해 "계엄을 해제하러 오다가 다시 내뺀 의원이 와서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험난한 고비를 넘어야 할 것 같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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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박형수 간사와 위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사위 운영과 관련해 추미애 위원장실을 항의 방문, 면담이 불발된 뒤 취재진에게 항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태·조배숙·박형수·신동욱·곽규택 의원. 2025.9.1./사진=연합뉴스 |
한편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 전원은 이날 오후 법사위원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독단적인 운영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려 했으나, 추 위원장이 자리에 없어 항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추 위원장이 법사위 소위 위원 구성에 있어 국민의힘의 요청을 무시하고 본인 마음대로 위원을 배치하는 등 전무후무한 의회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법사위는 위원장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논의된 항의 방문임에도 자리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 시점 법사위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추하다'. 추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도 "소위 위원 구성은 전적으로 해당 정당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추 위원장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과 상임위 보이콧 등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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