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SUV 시장 정조준…EV3·EV4 흥행세 잇는 핵심 주자
CATL NCM 배터리 탑재…"고출력 대응·안전성 검증 완료"
가속 제한 보조·페달 오조작 보조 2.0 등 안전·편의 기능 확대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패밀리 전용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더 기아 EV5'를 국내 시장에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콤팩트부터 프리미엄까지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갖춰 다양한 고객층의 수요에 대응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V5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두터운 준중형 세그먼트에 투입되는 만큼, 앞서 흥행에 성공한 EV3와 EV4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2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더 기아 EV5 미디어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기아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더 기아 EV5 미디어 데이'를 열고 차량의 디자인과 사양을 공개했다. EV5는 EV6, EV9, EV3, EV4에 이어 다섯 번째로 출시되는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EV5까지 더해지며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 모델의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중형 SUV급 전기차의 공백을 메우고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 실용적인 실내 공간…2열 공간 동급 최고·풀플랫 시트

   
▲ 기아 EV5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EV5는 전통 SUV 비율을 살린 박시한 실루엣에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스타맵 주간주행등을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구현했다. 후면부는 수평·수직 리어램프를 조합해 안정감을 강조했으며, GT 라인에는 전용 19인치 휠과 블랙 헤드라이닝, 전용 스티어링 휠로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실내는 2열 레그룸 1041mm로 동급 최고 수준을 확보했다. 풀플랫 시트와 시트백 테이블, 확장형 센터 콘솔, 3존 독립 공조 기능 등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편의 장비도 마련됐다. 기아 디자인 담당자는 "국내 소비자의 사용성을 고려해 중국 판매 모델과는 전혀 다른 구성을 채택했다"며 "중국 사양에 있던 2열 냉장 장치는 빠지고 대신 하이 콘솔과 멀티 스토리지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EV5가 중국형 모델과는 차체 안전 설계, 편의 사양, 충돌 성능 등 전반에서 차별화된 차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손용준 국내상품1팀장은 "2023년 중국에 출시된 EV5와는 다른 차"라며 "국내 시장의 요구에 맞춰 주행 성능과 충돌 안전, 디자인까지 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 1회 충전 주행거리 460km…공인 전비 5.0km/kWh

   
▲ 기아 EV5 1열 인테리어./사진=김연지 기자


국내형 EV5에는 CATL이 공급하는 NCM 하이니켈 배터리가 탑재됐다. 손 팀장은 "국내 시장은 NCM 선호도가 높고 상품성 요구 수준이 까다로운 만큼 글로벌 제조사와 협업해 맞춤형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승훈 MSV 프로젝트 5팀 책임은 "CATL NCM은 고출력 대응과 안전성 검증을 모두 마친 배터리"라고 부연했다.

배터리 용량은 81.4kWh로, 160kW 전륜구동 모터와 결합해 1회 충전 시 460km 주행이 가능하다. 공인 전비는 5.0km/kWh이며, 350kW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기아는 보트테일 언더커버 등 공력 개선 설계를 더해 효율성을 높였다.

EV5에는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한 i-페달 3.0이 적용됐다. 또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을 통해 전방 교통 상황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주행 조건에 맞는 제동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 안전·편의 사양 대폭 강화…4855만원부터

   
▲ 기아 EV5 2열 시트를 접은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EV5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이 들어갔다. 시속 80km 미만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비정상적으로 깊게 밟으면 경고 후 가속을 차단하고, 충돌 위험이 있으면 전방충돌방지보조(FCA)가 제동 제어를 수행한다. 여기에 정차 출발 시 전·후방 1.5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해 급가속을 막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2.0'도 개선된 형태로 적용됐다.

편의사양은 펫 모드, 3존 독립 공조, 디지털키 2,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 내외부 전력공급(V2L) 등이 포함됐다. 신규 사운드 '볼드 모션 심포니'와 디즈니 협업 디스플레이 테마도 주목된다. 이상준 상품CX기획팀장은 "미키와 친구들 테마를 시작으로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등 30여 종을 순차 도입해 EV5를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판매 가격은 롱레인지 기준 에어 4855만 원, 어스 5230만 원, GT 라인 5340만 원(개소세 3.5%·세제혜택 반영)이다.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하면 기본형 에어는 4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국내를 비롯해 유럽과 캐나다에 우선 공급되며, 미국 시장은 IRA 등 정책 변수를 지켜보며 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기아는 AWD와 고성능 모델도 별도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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