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것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2일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최적의 카드를 쥐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 및 배경에 대해 “첫째, 북중 관계 복원을 통해 대외적으로 운신의 폭을 확대하고. 둘째, 중국의 경제적 지원 확대를 유도해 체제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종전을 앞두고 리스크 방지책 등 러시아 편중 외교에서 탈피하고, 넷째,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중국 지지 확보 및 미국의 태도 변화 유인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향후 전망에 대해 “다자외교에 데뷔한 김 위원장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를 하거나 과감한 대내외 조치에 나설 소지가 있다”면서 “당장 실질적인 북중러 3자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으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북한이 전형적인 새로운 국가발전노선을 제시하거나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 수확에 나서면서 방러 카드도 저울질할 걸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북한은 미국과 대화에 선뜻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태도를 주시하면서 접촉할 기회를 마련하려고 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정원은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단순히 정상회담 개최로 그치지 않고 이후 국정운영 포석과 연관될 것”이라며 “내년 초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전략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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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2025.9.2./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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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오후 전용 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으며, 이날 오후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서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친여동생 김여정도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딸 김주애의 동행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급의 의전경호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오는 3일 열병식이 열리는 텐안먼(천안문) 망루에 올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과거 냉전기의 북중러 3각 연대 구도를 재연할 것이며, 이번에 북중 정상회담은 물론 북러 정상간 만남도 이뤄질 수 있다.
북중러 3자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국정원은 “3국 정상이 회담을 갖고 공동으로 논의할 사항이 있을지 모르겠다. 북중러 정상이 한꺼번에 모이면 국제사회에 던지는 군사안보 효과에 대해 반대 효과가 있을 테니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하면서 “회담 형식보단 북중러 지도자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과시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전승절 리셉션과 갈라공연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소통할 것으로 예견되며, 주중 북한 공관 방문 및 현지 시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편, 오는 10월 경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과 관련해 국정원은 이날 일체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선원 민주당 간사는 “대남 관계는 매우 민감한 만큼 시간 좀 두지 않겠냐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라며 “(북한은 먼저) 중국·러시아와 관계를 확고히 한 뒤 외연을 넓힐 것으로 보이는데, 그 첫 순서가 우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데 상당히 유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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