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영원한 에이스' 류현진(38)이 실로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7승을 올리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류현진은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
 |
|
▲ 류현진이 2일 KIA전에서 팀 타선의 폭발적인 지원을 받으며 호투해 시즌 7승을 올렸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
류현진이 호투를 하기도 했지만 이날 한화는 타선이 무섭게 폭발해 21-3 대승을 거뒀다. 한화는 총 21안타로 KIA 마운드를 맹폭했다. 노시환이 홈런 두 방으로 4타점, 이재원이 홈런과 2루타로 4타점을 올리며 불꽃 타선을 주도했다.
한화의 21득점은 올 시즌 한 경기 한 팀 최다득점이자 구단 역사상 최다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에는 LG가 지난 7월 31일 잠실 KT전(18-0 승리)에서 뽑아낸 18점이 최다 득점이었다.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6월 5일 대구(시민구장) 삼성전 22득점(22-5 승리)이 구단 최다득점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처럼 역대급 타선 지윈을 받은 류현진은 미루고 미뤘던 시즌 7승(7패)을 드디어 올렸다. 지난 7월 20일 수원 KT전에서 6승째를 거둔 뒤 7경기 등판, 44일 만에 보탠 승수다.
6승을 올린 이후 류현진은 6차례 등판하면서 3패만 안았다. 일찍 무너지거나 많은 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도 많았다. 직전 등판이었던 8월 26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패가 없었고, 8월 8일 LG전은 6이닝 무실점에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후 류현진은 타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내면서 "이 점수(21득점)를 4경기 정도 나눠 주면 좋을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담이었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던 아쉬움도 담겨 있었다.
|
 |
|
▲ 시즌 7승을 올린 류현진(오른쪽)이 김경문 한화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
류현진이 시즌 7승을 올렸으니 이제 '10승 달성' 얘기가 나올 만하다.
한화는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 폰세(16승)와 와이스(14승), 그리고 문동주(10승)까지 세 명의 10승대 투수가 나왔다. 류현진까지 10승을 채운다면 10승 선발투수 4명을 보유하는 '꿈의 선발진'을 완성할 수 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한화로 복귀한 첫 해였던 2024시즌 10승(8패)을 올렸다. 올 시즌도 승운만 어느 정도 따라줬다면 충분히 10승이 가능하겠지만, 지금까지 7승밖에 거둬들이지 못했다.
38세의 적잖은 나이를 감안하면 류현진은 '몇 승을 올리느냐'보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하면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역시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보낸다면 '10승'은 상징성이 있다.
더군다나 한화는 2위를 달리며 선두 LG 추격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2일 현재 5,5게임 차로 벌어져 있긴 하지만 못 따라잡을 격차도 아니다.
한화는 이제 정규시즌 1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잔여 일정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4차례 정도 추가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3승을 올려야 10승을 달성할 수 있다.
류현진이 10승 고지에 오르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한화가 남은 시즌 1위 탈환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 것이기 때문에 류현진 등 선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련한 류현진이 시즌 막판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KBO리그 복귀 두 시즌 연속 10승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