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롯데건설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무리한 수주와 외형 확장보다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집중해 브랜드 가치 제고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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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건설 사옥./사진=롯데건설 |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에 불참했다. 대교아파트 조합이 지난 2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조합은 재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을 예정이다.
대교아파트는 기존 576가구 규모의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4개 동, 총 912가구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이 중 146가구는 공공임대로 공급되고, 복합문화체육시설을 비롯해 고령자, 청소년 복지를 위한 인프라도 조성된다.
지난 7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롯데건설·DL이앤씨·GS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 등 7개사가 참여해 '대어급 수주전'이 예상됐다. 특히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2파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롯데건설은 전략적 판단 끝에 불참을 택했다.
롯데건설은 대신 강남권 핵심 사업지인 '개포우성4차' 재건축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무리한 수주 경쟁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브랜드 가치 강화가 담보되는 강남권 사업지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포우성4차는 기존 459가구(전용 84~152㎡) 단지를 최고 49층, 1080가구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 가깝고 양재천과 접해 있으며, 강남 랜드마크인 타워팰리스와도 맞닿아 있어 입지적 상징성이 높다.
당초 개포우성4차는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의 맞대결이 예상됐으나, 포스코이앤씨가 안전사고 여파로 참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앞선 입찰 당시부터 가장 먼저 입찰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강한 수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사업은 연면적 8만9828㎡ 부지에 용적률 299.9%를 적용해 1584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최고 77층 설계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둔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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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르엘 조감도./사진=롯데건설 |
강남권 단지는 정부의 '6·27 규제'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며 변함없는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건설이 최근 분양한 '잠실 르엘'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631.6대 1을 기록, 흥행에 성공했다.
잠실 르엘은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처음 강남권 시장에 등장한 단지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돼 다수 평형에서 10억 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과 '강남 불패' 신뢰가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 르엘은 1865가구 규모 대단지다. 전용별 1순위 모집 가구 수는 △45㎡ 23가구 △51㎡ 7가구 △59㎡B 43가구 △74㎡B 21가구 △74㎡C 16가구였다. 전용 59㎡B형은 3만2755명이 몰려 761.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용 74㎡B형도 6만9476명이 신청하는 등 강남권 분양시장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건설사에게는 확실한 수익원이자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사업지"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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