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 고창석, 서현, 이정하...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배우들이 ‘믿음’이라는 키워드 아래 하나의 스크린안에 모였다. 이종석, 라희찬, 박범수 감독이 각각 연출한 단편 영화 세 편을 엮은 옴니버스 스낵무비 '빌리브'가 오는 17일(수) 전국 CGV 극장에서 단독 개봉한다.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 ‘믿음’을 중심으로 세 감독은 심리 스릴러, 액션 판타지 코미디, 스포츠 휴먼 드라마 등 각기 다른 장르의 독창적 세계관을 펼쳐 보인다. 단편 영화 특유의 실험 정신과 감각적인 연출이 담긴 '빌리브'는 37분 러닝 타임과 2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관람료로 관객에게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먼저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협상'을 만든 이종석 감독의 '아무도 없다'.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상징이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배우 강기영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든다. '아무도 없다'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추적하는 형사 태수 역을 맡아 믿음과 집착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을 연기한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긴장감 속에서 관객 역시 ‘무엇을 믿을 것인가’ 스스로 질문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종석 감독은 영화 '협상'을 통해 날카로운 심리 묘사를 보여주었고, 숏무비 '방관자들'에서 짧은 러닝타임 속 밀도 있는 서사를 선보이며 단편 연출력 또한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아무도 없다'에서는 ‘믿음’이라는 감정이 때로 어떻게 집착으로 전이되는지 섬세한 심리 스릴러로 풀어냈다.

두 번째 작품은 개봉을 준비 중인 조우진 박지환 정경호 주연의 '보스'를 연출한 라희찬 감독의 '끝을 보다'.

무력한 현실을 살아가던 창석. 그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자신을 향한 마지막 믿음을 위해 끝까지 달려간다. '끝을 보다'는 고창석 특유의 유쾌함과 진중함이 녹아든 연기력, 그리고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현은 극 중 창석의 뮤즈로 등장해 영화 전체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핵심 인물로 활약한다. 

라희찬 감독은 전작 '바르게 살자', 'Mr.아이돌'에서 재치 있는 연출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며 주목을 받았다. 오는 10월 개봉 예정인 신작 '보스'에서도 그 색깔을 이어간다. 

그리고 지난 헤 화제를 모았던 영화 '빅토리'의 박범수 감독의 '빙신'.

슬럼프에 빠진 아이스하키 선수 치우가 늦은 밤 텅 빈 링크 위에서 겪는 신비로운 체험을 다룬 '빙신'은 성장과 믿음을 향한 청춘의 서사를 위트 있는 상상력으로 담아낸 작품. 주연을 맡은 이정하는 체력을 요구하는 거친 연기와 섬세한 감정선을 모두 소화하며 새로운 스포츠 드라마를 완성했다. 조달환은 든든한 조력자이자 미스터리한 존재로 등장,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박범수 감독은 전작 '빅토리', '싱글 인 서울'에서 섬세한 감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내며 자신만의 색을 구축해왔다. 이번 '빙신'에서는 그 따스한 시선에 유머와 상상력을 더해 한층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제작진은 '빌리브'를 "감독과 배우, 제작 스태프 모두가 자신만의 ‘믿음’을 품고 낯선 장르와 서사에 뛰어든 용기 있는 시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익숙한 틀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메시지가 관객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