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시대가 지워버린 여성들의 이름을 다시 써 내려가는 '양양'이 오는 10월 개봉을 확정했다.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양양'은 늦은 밤 걸려온 아빠의 전화 한 통으로 고모 ‘지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주연’이 지워진 그의 흔적과 함께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이름들을 발견해 나가는 호명 다큐멘터리이다.
영화 '양양'은 40여 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모 ‘지영’의 존재를 알게 된 ‘주연’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가족들 사이에서조차 비밀이 되어버린 ‘지영’의 흔적을 다시 불러들이는 여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시대가 가로막은 수많은 여성들의 존재를 발굴함은 물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한국 가부장제의 민낯을 담백하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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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 '양양'. /사진=영화사 금요일 제공 |
외갓집 옥상에 남겨진 총탄 자국으로부터 할머니의 지난날을 탐구하는 '옥상자국',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내일의 노래' 등의 단편을 통해 주목받아 온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세계 3대 다큐멘터리영화제로 불리는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제12회 부다페스트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으며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할머니가 남겨 놓은 고모의 사진을 발견한 뒤,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라고 밝히기도 한 양주연 감독은 ‘왜 가족의 비밀 속 비극의 주인공은 대다수가 여성이어야 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개인의 가족사를 거시적 담론으로 확장시키는 탄탄한 연출력을 발휘,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봉 확정 소식과 함께 공개된 보도스틸은 가족의 기록 속 희미하게 남겨진 ‘지영’의 존재에 다가가는 ‘주연’의 모습부터 가족의 판도라 상자 밖으로 꺼내진 ‘지영’의 아름다웠던 시절 등 40여 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마주한 두 여성의 이야기를 알리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과거 호명될 수 없었던 여성들의 현실과 보통의 가정 안에 자리 잡은 가부장제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주연’의 모습은 ‘고모’의 존재에서 시작해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들을 향한 이야기로 가닿는 영화만의 서사를 암시한다. 이 밖에도, 과거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시도는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예고하며 깊은 몰입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일찍부터 국내외 영화제의 주목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데뷔작 '양양'은 오는 10월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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