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전기차 시장이 완성차 업계의 잇따른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지속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극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11만8047대를 기록했다. 이는 KAMA가 친환경차 신규 등록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10만 대를 돌파한 것이다.
전기차 신규 등록은 2022년 16만4324대에서 2023년 16만2507대, 지난해 14만6734대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8만492대)과 비교해 46.7% 급증하며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에 따라 연간 20만 대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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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기아 EV5./사진=기아 제공 |
◆ 현대차·기아, EV 회복세 주도…테슬라도 모델Y로 견조한 실적
국내 전기차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다. 1~7월 브랜드별 신규 등록 실적을 보면 기아가 3만5018대, 현대차가 3만3663대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올해 2월 출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이 7월까지 4745대 판매되며 아이오닉 5(8379대), 캐스퍼 일렉트릭(5170대)에 이은 3위 모델로 자리잡았다.
기아 역시 지난 3월 선보인 전기 세단 EV4가 4762대 판매되며 EV3(1만4724대), 레이 EV(5976대), EV6(5744대)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G80 전동화 모델과 GV70 전동화 모델이 1~7월 각각 673대, 767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58%, 117.9%씩 폭증했다.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두각을 나타냈다. 테슬라는 신형 모델 Y 출시 효과로 1~7월 누적 판매 2만6585대를 기록하며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7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174.7% 급증한 7362대를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강자 면모를 과시했다.
◆ 글로벌 시장 28.8% 성장…중저가 모델 개발 경쟁 치열
전기차 회복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놨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62km로 국내 전기차 중 최장 거리를 자랑한다. 기아도 준중형 전기 SUV EV5를 시장에 선보이며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EV6, EV9, EV3, EV4에 이어 다섯 번째로 확장했다.
르노코리아는 첫 순수 전기 SUV '세닉 E-테크 100% 일렉트릭' 출고를 시작했고, BMW가 순수 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 뉴 iX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BYD코리아는 국내 두 번째 승용 모델인 '씰'의 고객 인도를 시작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도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이 1102만9000대로 전년 동기(856만2000대) 대비 28.8% 증가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 중심의 소형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 가성비 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대차는 9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아이오닉 2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는 EV2를 내년 상반기 출시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완전히 극복됐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해외 시장에서도 신차 효과를 통한 전기차 시장 회복 신호는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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