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대우건설이 '글로벌 디벨로퍼(Developer)'로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원주 회장을 중심으로 해외 도시개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주력 거점인 베트남에 이어 북미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사세 확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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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조감도./사진=대우건설 |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로스퍼(Prosper) 개발사업' 부지를 직접 둘러봤다. 이 사업은 현지 시행사 오리온 RE 캐피털(Orion RE Capital)이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타운하우스·주택·호텔·오피스 등 복합시설이 단계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은 오리온 RE 캐피털, 한강에셋자산운용과 함께 1단계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텀시트(Term Sheet)에 합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투자자로 참여해 시공사 선정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향후 북미 지역 사업의 실질적인 개발사로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텍사스를 첫 북미 진출 거점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기업 이전과 인구 유입에 따른 수요 증가가 있다. 특히 프로스퍼시는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토지를 다수 보유한 신흥 부촌으로, 중간가구 소득이 연 19만 달러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대우건설은 해외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다. 2006년 현지법인 THT 디벨롭먼트를 설립해 약 186만6000㎡ 부지에 주거·상업·행정·교육이 조화된 대규모 복합 신도시를 조성 중이다. 현재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며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13개 중앙 정부기관을 스타레이크시티로 이전할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부동산 개발을 대표하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의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성도 타이빈시 일대에 약 96만3000㎡ 규모의 주거, 상업, 아파트, 사회주택 등이 들어서는 신도시 프로젝트로, 대우건설의 지분은 51%다. 2026년 착공, 2027년 분양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약 3억9000만 달러(약 5410억 원)를 투입해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끼엔장 신도시 사업추진을 위한 법인이 연결회사로 추가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현지 법인 'THT 디벨롭먼트'와 'DECVINA'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THT 디벨롭먼트는 310억 원, DECVINA는 4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한국형 신도시' 해외 수출을 적극 지원하면서 대우건설의 베트남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방한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베트남에 신도시 수출 지원 기조를 재확인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베트남 박닌성 당국에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북미 복합개발 사업을 포함해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단순 도급 형태의 시공 분야 외에도 투자를 동반한 개발사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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