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유기농 원유에 고부가가치 유제품으로 승부
농식품모태펀드 3년 지원 발판,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농금원 지원으로 글로벌 수출 확대 가능성도 열어
추가 모태펀드 유치 목표, 제품 다양화·대량화 계획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유기농 유가공 제품으로 입소문이 난 기업이 있다. 성이시돌 목장의 공식 유제품 판매업체인 ‘미스터 밀크’다.

제주의 성이시돌 목장은 대자연 환경 속에서 자란 젖소가 유기농 목초를 먹고 건강하고 우수한 원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같은 목장에서 나오는 유기농 원유로 프리미엄급 우유, 치즈, 요거트, 젤라또, 아이스크림, 샌드, 쿠키 등을 생산해 낸다고 한다.

   
▲ 농식품 모태펀드로 자립 기반을 갖춘 ‘미스터 밀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사진=농식품부 공동취재단


‘미스터 밀크’는 유기농 특유의 고품질과 최상의 기술력을 더해 제품의 퀄리티를 끌어올려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쿠팡, 배민상회, 현대그린푸드, 롯데백화점 등과의 납품계약도 체결해냈다. 

최근에는 제주공항에서의 우유샌드, 밀크카라멜 등 누적 70억 원(55만개) 제품 판매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고, 제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동화마을 인근에 유기농 디저트 카페도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상급 제주 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 로컬 관광의 장점과 요즘 시대의 관심사인 건강한 맛이나 저당 등을 제품에 녹여내기 위한 노력도 남달랐다. 미스터 밀크 신세호 대표는 이를 위해 젤라또, 치즈 등 유가공품이 발달한 이탈리아의 기술을 배워왔고 최적화된 현지 설비도 들였다.

이 같은 기반에는 농식품모태펀드 지원의 역할이 컸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정부가 재정으로 출자해 민간이 참여하는 자펀드를 결성하고 농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로, 15년째인 올해 조성 규모가 2조 원을 넘기면서 농식품기업의 건전한 성장기반을 지원해오고 있다.

2014년 유가공 유통업체로 시작한 미스터 밀크는 2019년부터 3년간 3개 농식품 자펀드를 통해 총 3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받았고, 이 자금을 씨드머니로 공장 토지 매입, 설비 마련, 제품생산까지 가능해졌다. 매출도 2023년 3억 원에서 2024년 15억 원, 올해 상반기에만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5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농식품 모태펀드로 자립 기반을 성공적으로 갖춰가고 있는 제주의 미스터밀크 제품 제조 공장을 찾았다.

   
▲ ‘미스터 밀크’의 제조 설비, 살균한 원유를 응고탱크에 넣어 원유를 잘게 부숴 고체 형태인 '커드'와 '유청'을 분리해 일정한 크기의 틀에 넣어 치즈를 생산한다./사진=농식품부 공동취재단


‘모태’라는 취지의 이름처럼 마중물을 기반으로 혁신성과 성장성을 검증받은 기업을 발굴해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의 일환인 ‘아기유니콘’으로도 올해 5월 선정돼, 최대 50억 원의 기술보증기금의 특별보증 등을 지원받고 있었다. 

주로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원 속에 식품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선택받았다.

지난해와 올해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지원하는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박람회에 참여해 수출길도 열었다고 한다. 

올해 4월 싱가포르 박람회에서 현지 바이어 미팅을 계기로 첫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올해 6월 3960달러(550만 원) 규모의 테스트 물량을 납품한 상태다. 

신세호 대표는 “싱가포르와 최소 10만 달러 이상의 독점 공급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추가 계약을 위해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진출 확장 가능성에 대한 성과도 소개했다.

미스터 밀크의 다양한 유가공품은 제주에서 원유를 육지로 보내 생산한 뒤 제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물류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어 수출 물류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이 농식품 모테펀드가 마중물이 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가격경쟁력 확보와 더 다양하고 더 좋은 품질을 위한 R&D 등에 대한 갈증도 있다.

프리미엄급 원유를 바탕으로 한 유가공품이라는 한정 물량과 고부가가치를 내세운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측면도 있지만 대중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야 하고 이를 위한 가공 공정 설비 증설과 원유 수급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 ‘미스터 밀크’ 신세호 대표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공동취재단
   
▲ 제주를 찾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마이클 조셉 리어던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이사장에게 농림축산발전에 이바지 한 공로를 높이 사 표창장을 수여했다./사진=농식품부 공동취재단


이에 미스터 밀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 프리미엄을 얹기로 했다. 성이시돌 목장뿐만이 아니라 제주의 일반 우유 생산 목장의 원유도 활용하고 이탈리아의 솔벳(샤베트)처럼 제주의 감귤, 천혜향, 한라봉 등 좋은 과채류를 활용해 감각 있고 맛있는 제품을 생산해 산업 안정화와 지역경제 창출에도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 모태펀드 추가로 유치해 대량화 설비 구축하는데 목표를 갖고 있다는 미스터 밀크의 도전 정신이 언젠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나 이탈리아 카프레제(후레쉬 모차렐라 치즈)를 능가하며 K-대표 유가공품 산업체로 우뚝 서길 바란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