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주·일본 등 신흥시장 공략 가속…법인·거점 확충
현지 맞춤형 전략 강화…글로벌 균형 성장 본격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넥센타이어가 유럽과 미국을 넘어 중동·호주·일본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발판 삼아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 2공장 가동률 확대와 프리미엄·고인치 타이어 판매 호조가 맞물리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들어서도 매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9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2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이 85%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북미 중심이던 성장 축을 중동, 아시아·태평양, 일본 등으로 확대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핵심 동력 '유럽'…프리미엄·고인치 타이어가 실적 견인

   
▲ 넥센타이어 유럽공장 전경./사진=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의 핵심 성장 동력은 단연 유럽이다. 상반기 유럽 매출은 6542억 원으로 전체 매출(1조5759억 원)의 42%를 차지하며 2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본고장인 유럽에서의 성장은 프리미엄 완성차 신차용(OE) 공급 확대와 현지 공장 가동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확대가 주효했다.

넥센타이어는 2016년 포르쉐를 시작으로 BMW, 벤츠,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OE 타이어를 공급하며 입지를 다졌다. 유럽 공장이 위치한 체코 자테츠는 반경 400km 이내에 약 30여 개 완성차 업체가 밀집해 있어 신차용 타이어 공급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렸다. 제품별로는 프리미엄 '엔페라 스포츠', 사계절용 '엔블루 포시즌2'가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겨울 출시될 '윈가드 스포츠3'도 흥행이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 고인치(18인치 이상) 타이어 비중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2020년 17.4%에 불과했던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2024년 25.8%로 확대됐다.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아, 제품 믹스 개선이 곧바로 회사 전반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유럽 2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70% 수준이며, 연말 100%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 체계가 자리 잡히면 실적 성장과 브랜드 위상 강화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 신흥시장 고성장세…거점 확충·마케팅 강화

   
▲ 포르쉐 카이엔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되는 넥센타이어./사진=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제한된 생산능력과 전략적 선택에 따라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 집중해왔으나, 유럽 공장 증설과 생산 효율화로 물량 배분의 여력이 생기면서 신흥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은 유럽·북미·한국에 이어 매출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올해 상반기 중동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234억 원을 기록했다. 두바이·이집트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세 번째 판매 거점을 마련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 시장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2년 기존 지점을 법인으로 승격한 뒤 주요 지역에 물류 창고를 운영하며 유통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상반기 매출은 1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픽업트럭·SUV 등 대형 차량 수요가 높은 시장 특성에 맞춰 고인치 제품 전략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일본에서는 포르쉐·BMW·벤츠·아우디 등 유럽 프리미엄 수입차종에 넥센타이어가 장착되며 미디어와 SNS 노출이 확대됐다. 현지 1위 중고차 업체와 정비업체와 협업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한 결과, 상반기 매출은 2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올해 일본 내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동남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넥센타이어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올해까지 80여 개 매장을 리뉴얼하며 브랜드 노출을 확대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층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향후 태국을 거점으로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 맞춤형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두바이 축구 구단 알 나스르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호주에서는 시드니 FC 남녀 팀을 동시에 후원한다. 동남아에서는 SNS를 활용한 디지털 브랜딩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양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동·호주·일본 등 신흥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과 마케팅 활동을 지속 강화해 글로벌 균형 성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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