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폭정에 맞서는 의인 역할을 맡은 연극배우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서 연기하다 결국 숨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국립극단은 연극배우 임홍식씨(62)가 지난 19일 오후 10시19분께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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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무대에…" 임홍식 열연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어떤 작품 |
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공손저구 역으로 출연 중이던 임씨는 출연분량을 모두 연기하고 퇴장했다. 이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국립극단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잔여 회차 공연을 모두 취소하려고 했지만,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자신의 배역을 마친 고인을 기리자는 동료 배우들의 뜻에 따라 남은 공연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고인의 역할이었던 공손저구는 연극에 출연하는 조순 역의 배우 유순웅이 대신하게 된다.
한편 사마천의 ‘사기’에 허구를 덧붙여 재구성한 작품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중국 고전의 4재 비극으로 꼽히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부당한 탄압 및 폭정에 목숨 바쳐 저항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정의를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극에는 권력에 눈이 멀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도안고가 악역으로 등장하며, 그에 맞서는 의인들 중 임씨가 맡은 공손저구 등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준다.
임씨는 연극 '허물', '차이메리카', '공장', '세 자매'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오늘', '크로싱',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에도 나왔다.
빈소는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