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미국 조지아에서 구금된 우리 국민 300명을 귀국시키기 위한 전세기를 10일 보냈지만 미국 측의 사정으로 석방 시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출국 일정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시간 10일 출발은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면서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하여 미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미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지난 4일 체포돼 폴크스턴 구치소 등에 구금돼 있는 한국인 300여명을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8일 오후 방미를 위해 출국했으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9일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조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면담하는 일자가 현지시간 9일에서 10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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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외교부는 이날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들을 데려오려던 전세기 출발이 미국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2025.9.10./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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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수장의 만남이 연기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카타르 도하 공습의 영향이라는 등 여러 관측이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금된 한국인의 출국 일정이 지연되는 이유가 ‘자진 출국’이냐 ‘추방’이냐는 출국 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이란 추정도 나온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구금된 한국인들을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지아주 사건을 언급하면서 "추방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외국인 비자 정책을 두고 미 상무부와 국토안보부가 이견을 보여왔는데 해결책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10일 오전 10시 21분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우리 근로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인천공항을 이륙해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투입된 기종은 368석 규모의 B747-8i로,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이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규모다. 전세기는 승무원만 탑승한 채 공항으로 이동하는 ‘페리 비행’으로 운항됐다.
당초 구금된 한국인들은 현지시간 10일 오전 조지아주 남부 폴크스턴 구치소에서 출발해 버스로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이후 한국인들을 태운 전세기는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애틀랜타 공항을 이륙해 직항으로 약 15시간 30분 비행한 후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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