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여야가 전날 협상 끝에 타결했다고 발표했던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개정안 합의’가 하루 만에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가 아니라 1차 협의”라고 선을 그은 반면 국민의힘은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의 입김으로 합의가 파기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는 총론 차원의 협의를 한 것일 뿐”이라며 “문서화된 게 아니라서 파기됐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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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2025.9.10./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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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는 “어제 1차 협의를 했고 오늘 최종 협의 예정이었는데 그 협의가 최종적으로 결렬된 것”이라며 “세부 조정은 의원총회 추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이 원내대표단 간 6시간 협상 끝에 합의한 내용을 불과 하루 만에 뒤집었다”며 “정 대표 승인 없이는 합의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합의 파기는 결국 민주당이 원내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정청래 사당화’로 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 특정 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합의 파기 시도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병기) 원내대표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우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어제 많이 당황했다”며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도 달라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3대 특검의 수사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도 최소화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 중 핵심이 기간 연장이라 연장을 안 하는 쪽으로 협상된 것은 특검법의 원래 취지와 정면 배치돼 (재협상을)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해온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할지 여부를 묻는 말에는 "원내에서도 고심을 많이 할 것 같다"며 "먼저 최고위원회에서 지도부 회의를 하고 의원총회에서 지혜롭게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여야는 전날 3대 특검법 개정안 수정에 합의해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 불가, 수사 인원 확대 최소화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요구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조직 개편에 협조하기로 했다.
한편 ‘3대 특검법 개정안 합의’를 두고 민주당의 내부 반발이 확산된 점도 협상 파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법 개정은 수사인력 보강, 수사기간 연장 등으로 내란 수사와 권력형 부패 비리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굳이 합의가 필요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현희 의원도 “3대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은 특검 수사 인력 확대와 기간 연장”이라며 “완전한 내란 종식과 김건희 국정농단 부패범죄 수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적었다.
한준호 의원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라며 “그 많은 의혹을 짧은 기한 내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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