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기준금리 인하의 성장 제고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 효과의 파급이 본격화되면 그동안의 10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는 향후 1년간 0.27%포인트(p) 정도의 성장 제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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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전경./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은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9월)에서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여건 완화를 통해 성장둔화를 완충시켰다”면서도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파급시차 등으로 인해 그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bp 인하(3.5%→2.5%) 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금리 민감도가 저하되는 경향이 있어 금리인하의 상반기 중 성장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적인 수준보다 낮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은은 “6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고, 금리인하의 성장에 대한 파급 시차가 2~3분기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의 성장 제고 효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간의 100bp 금리인하는 향후 1년간 0.27%p 정도의 성장 제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기준금리 인하의 물가 파급경로를 종합해서 분석해 보면 기준금리 100bp 인하의 올해 중 물가상승률에 대한 영향은 과거 평균적인 효과와 유사한 수준(0.1%p)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총수요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은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 진작 효과가 약화됨에 따라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반면 환율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은 높은 환율 변동성 지속에 따른 외환시장의 민감도 상승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대 경로의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대체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물가와의 격차도 과거에 비해 작은 수준인 만큼 경로를 통한 물가 영향은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불균형과 관련해선, 신규 주택 공급부족과 완화적인 규제 수준, 기대심리 등의 요인들과 함께 수동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정도가 금리요인에 기인한다”며 “나머지 74%는 수급과 규제, 심리 등 여타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는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과 공급 확대 방안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상방압력과 수급 우려 등도 남아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직접적인 이자부담 경감 효과와 가계대출 증가는 대부분 가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 가계 이자부담 금리는 2023년 4분기 대기 25~68bp정도 하락했다. 다만 이에 따른 소비증대 효과는 1분기까지의 데이터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자부담 경감 효과의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경감 규모에서는 고소득층에서 크게 나타났다. 소득 대비 경감 비율의 경우에는 중·저소득층에서 뚜렷했고, 연령별로는 20~30대가 경감 규모와 비율 모두 하락폭이 가장 컸다.
대출 증가율의 경우에는 소득 수준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수준별로는 중·저DSR 가계는 차입을 늘린 반면 고DSR 가계는 대출을 순상환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주담대 중심으로 차입을 확대했다.
가계소비의 경우 올해 1분기까지 전반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6월 이후 경제 심리가 크게 반등하고,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세도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미시데이터에서도 소비증대 효과가 점차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우도 이자부담 경감 및 차입확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투자 증대 효과는 1분기까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1분기 중 기업 이자부담 금리는 지난해 2분기 대비 27~54bp하락했다.
한은은 “금리 하락폭은 차입금 만기가 짧은 대출 중심으로 구성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크게 나타났으나, 업종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며 “투자의 경우 대기업과 제조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높아졌으나, 금리와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은 아직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10월 이후 기준금리 100bp 인하 효과는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나,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앞으로 소비와 투자 진작 효과가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 제고 효과와 금융안정 영향 등을 좀 더 살펴보면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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