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손실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고,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는 모습이다. 또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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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70.41달러를 기록해 전월 67.4달러보다 3.01달러(4.5%) 상승했다. 3분기 들어 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8월 중순 이후로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폴란드가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면서 유럽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이스라엘이 중립국인 카타르를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이어져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입장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 추세가 재고평가손실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2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봤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석유 사업에서만 3000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S-OIL도 2분기 1833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국제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면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실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오히려 재고평가이익이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정제마진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 정제 비용, 운송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 1분기에는 3.2달러, 2분기에는 5.6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적자를 본 셈이고,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정제마진(하나증권)은 9.3달러 수준을 보였다. 이는 손익분기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제품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이달 들어 정제마진은 상승하고 있다”며 “정제마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 리스크도 완화 분위기…3분기 흑자전환 예상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이 일부 국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조정하거나 유예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동안 수출 부담으로 작용했던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정유업계는 관세 리스크 감소가 수출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3분기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2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2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변동성을 보이며 예측이 쉽지 않은 데다 여전히 높은 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러한 변수들로 인해 하반기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보다 상황이 나아진 것은 맞지만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한 유가 변동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생산을 늘리고,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 등 내부 체질 개선을 병행해 리스크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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