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현규(헹크)가 이적 성사 직전 슈투트가르트(독일)의 딴지로 이적이 불발된 데 대해 헹크 구단이 제대로 뿔이 났다. 구단 수뇌부가 슈투트가르트의 얄팍한 상술을 공개 저격했다.
헹크 구단 운영 책임자인 디미트리 드 콩테 테크니컬 디렉터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뷰를 통해 오현규 이적 협상 과정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콩테 디렉터는 “10년간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었다. 슈투트가르트로부터 (구단 자체) 최고 이적료인 2700만 유로(약 440억원)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슈투트가르트는 더 낮은 금액을 주장했다. 이상했는데, 메디컬 테스트 이야기를 덧붙였다. 기분이 나빴다"고 오현규 이적 불발을 부른 슈투트가르트 구단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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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전에서 골을 넣은 오현규가 왼쪽 무릎이 잘 보이도록 유니폼을 걷어올리고 있다. '무릎 부상 전력'을 핑계로 이적을 결렬시킨 슈투트가르트 구단에 보내는 항의 메시지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
그는 "이런 방식은 프로답지 못하다"면서 "오현규가 팀에 남게 돼 기쁘다. 우리는 좋은 공격수를 계속 보유하게 됐다. 오현규는 대표팀에서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현규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거의 확실해진 상황이었다. 헹크와 슈투트가르트가 이적에 합의했고, 미국에서 열린 A매치를 위해 이동해야 했던 오현규는 대표팀 합류까지 미루며 벨기에에서 독일로 건너가 계약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가 9년 전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던 것을 문제삼으며 이적료를 낮출 것을 요구했고, 헹크 구단이 받아들이지 않자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 이적을 제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 이적은 불발되고 말았다.
헹크 구단은 오현규의 과거 무릎 부상 이력을 슈투트가르트가 들고 나온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헹크가 셀틱에서 오현규를 영입할 때 이런 부상 전력을 알고 있었고, 별다른 문제 없이 이적이 성사됐고, 이후 오현규는 몸 상태에 전혀 이상 없이 경기를 뛰었다.
콩테 디렉터는 이런 점 때문에 슈투트가르트의 오현규 이적료 낮추기 시도와 이적 불발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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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현규의 이적을 무산시킨 슈투트가르트 구단의 메디컬 테스트에 대해 헹크 구단이 조롱 섞인 메시지를 보앴다. /사진=헹크 공식 SNS |
황당한 일을 겪은 오현규는 지난 10일 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슈투트가르트를 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손흥민의 선제골에 머리로 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호쾌한 슛으로 골을 터뜨린 오현규는 득특한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니폼 하의 왼쪽을 걷어올리고 무릎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 무릎이 어때서'라고 슈투트가르트 구단에 강력 항의하는 의미의 세리머니였다.
헹크 구단은 멕시코전 오현규의 활약 후 구단 공식 SNS에 "오현규 vs 메디컬 테스트 : 1-0"이라는 멘트를 올려 메디컬 테스트를 핑계로 이적 합의를 깬 슈투트가르트에 조롱 섞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오현규는 억울하게 슈투트가르트 이적과 분데스리가 입성이 무산되긴 했지만 이번 이적 파동과 멕시코전 1골 1도움 활약을 통해 주목도와 주가는 더 치솟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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