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정부의 초대 주유엔대사에 차지훈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내정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차 변호사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순천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며, 2020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의 변호인단에 합류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냈다. 미국 아메리카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뉴욕주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외교의 주무대’인 유엔에서 한국을 대표할 유엔대사에 직업 외교관이 아닌 법조인을 앉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 이달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사국을 맡고 있다.
한편 주유엔 대사는 다른 주재국 대사와 달리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순방에 차 변호사가 내정자 신분으로 수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주중국대사에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주러시아대사에 이석배 전 러시아대사가 각각 내정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주중대사에 내정된 노 이사장은 지난달 24~27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이 대통령의 중국특사단에 포함돼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특사단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을 만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재명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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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석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등 대통령 중국 특사단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8.2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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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이사장은 2012년 동아시아문화재단을 설립해 한중 간 문화교류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6년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맡았으며, 문재인 정부 때인 2021~2022년 외교부 산하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을 지내는 등 한중 교류사업에 관여해왔다.
주러대사에 내정된 이 전 대사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러시아대사를 지낸 바 있다. 러시아어와 러시아 정치를 전공했고, 30년 가까운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보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북한군 파병 등으로 북러 관계가 밀착했고, 그 만큼 한국과 러시아 관계를 복원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 만큼 이번에 ‘러시아통’ 전문 외교가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지만 이혁 주일본대사가 지난달 부임한 것을 제외하면 주요 국가인 미국, 중국, 러시아 공관장이 현재 모두 공석인 상황이다. 특히 지난 한미 정상회담 때 주미대사 내정자 신분으로 배석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아그레망 절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30여명의 특임공관장 자리와 정년으로 귀임한 공관장 자리 등이 무더기로 공백 상태다.
미국으로만 따지면 9개 총영사관 중 4곳 총영사가 공석인 상태다. 따라서 이번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00여명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지난 4일 체포돼 1주일간 구금됐을 때에도 애틀랜타 총영사 부재로 인해 워싱턴 총영사가 날아가 대응해야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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