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1·2위 인버스가 독차지…기관과 정반대 포지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현시점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 방향에 베팅해 인버스·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다수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수 상단을 열어놓으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포지션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현시점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 방향에 베팅해 인버스·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다수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가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방향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콤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10~11일 가장 많이 매수한 ETF는 코스피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매수 규모는 1480억원이다.

소위 ‘곱버스’라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가 내려갈수록 해당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ETF다. 이달 전체를 놓고 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3250억원어치를 담으며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버리지 없이 –1배로 수익이 나는 'KODEX 인버스'가 순매수 2위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여기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현재 주가가 고점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11일 'KODEX 레버리지'와 'KODEX 200'을 가장 많이 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지수가 더 올라간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개인과 기관의 포지션이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나눠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수 상단을 열어놓고 매매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우선 미 증시에 대한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 비록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몸을 사리기보다는 적극적인 매수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①여전히 버틸 수 있는 경제 체력 보유 ②기업 실적에서 10개 분기 연속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는 결과치 ③경기 둔화 신호가 확인될 때마다 커지는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대한 기대 등 증시를 견인한 충분한 요인이 존재한다”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새로운 길에 주저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는 국면이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도 결코 나쁘지 않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스탠스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나 구조적 목표를 고려하면 연말 지수는 코스피 3000 이하보다는 사상 최고치 이상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도 미국과 유사하게 유동성 확장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며, 업종은 정책 관련주 내에서의 순환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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