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늘어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 대금의 폭증 속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
|
▲ 국내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늘어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2조원4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투자자의 빚투 규모’를 나타낸다.
신용거래융자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25조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해 가는 모습이다. 이는 곧 빚투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지난 1월 15조6923억원이던 잔액은 새 정권의 증시 부양 기대감 속 4월 17조1102억원, 5월 17조5329억원, 6월 18조3463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7월에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20조8795억원)했고, 8월에도 21조7699억원까지 불어났다. 그 뒤로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 예탁금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55조5785억원이었지만, 2월(56조529억원), 3월(58조4743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6월에는 68조9724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8월 들어 66조299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9월 11일 기준 71조118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투자자 예탁금이 동시에 증가한 건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최근 대주주 양도세 정책과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생기면 신용거래를 활용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다”면서 “신용거래는 대출 금리 환경과 직결되는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자 부담 완화 전망과 증시 낙관론을 동시에 자극하면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용융자 확대가 향후 주식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활력의 신호일 수 있지만, 주가 급락 시 연쇄 반대매매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정책 기대나 금리 인하에 의존한 매수세는 언제든 반대매매로 되돌아 올 수 있다”면서 “코스피가 최근 단기간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점 부담이 커진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