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최근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사흘 만에 봉합했다. 두 사람의 대립은 지난 13일 두 사람의 연이은 사과에 이어 14일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만찬에서 공식적인 화해로 일단 끝을 맺었다.
정 대표는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여러 가지로 마음고생이 심하고 힘든 며칠을 보낸 것 같다. 힘내시길 바란다”면서 “더 찰떡같이 뭉치고 차돌같이 단단하게 원팀·원보이스로 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투톱인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대립은 3대 특검법 개정안의 여야 합의 파기 과정에서 시작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단과 협의 끝에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인력 증원 규모가 완화된 개정안에 합의했는데, 이 합의가 당내 강경파와 대표의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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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대(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 고위급 만찬회동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2025.9.1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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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경파와 일부 의원들이 여야 원내대표단 합의에 반발하자 정 대표는 곧바로 “수용할 수 없는 협상안”이라며 “지도부 뜻과 다르기 때문에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3대 특검법’ 합의 파기 문제로 민주당 투톱이 정면 충돌했던 것은 지난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부터였다. 당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파기 책임 소재를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뒤 서로 눈길도 주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를 보였다.
정 대표는 상황 타개를 위해 의원총회에서 “제 부덕의 소치”라고 유감을 표명하며 김 원내대표에게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김 원내대표도 의원총회 이후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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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1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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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투톱의 분위기는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당정대 만찬 이후 완전하게 바뀌었다.
만찬 자리에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웃으며 마주 앉아 악수를 나누며 “부부나 형제도 싸운다”, “티격태격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말도 오갔다.
민주당은 만찬 직후 “당정대는 항상 긴밀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국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도부와 원내 간 불신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의 불만이 아직 남아 있고 향후 국회 운영 과정에서도 또 다른 파열음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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