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현대캐피탈이 결국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중도 하차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현대캐피탈은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선수와 예비명단에 든 선수를 비롯하여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 등 총 7명의 선수가 경기에 참가할 수 없어 선수 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남자부 KOVO컵 중도하차를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 현대캐피탈의 중도 하차를 알린 공지문. /사진=KOVO 공식 SNS


이로 인해 이날 오후 7시 열릴 예정이던 현대캐피탈-삼성화재 경기는 무산됐다. 뿐만 아니라 17일로 잡혀 있던 현대케피탈-KB손해보험 경기도 치르지 않기로 했다. 현대캐피탈의 이번 대회 잔여 경기는 FIVB 경기 규칙에 따라 모두 부전패로 처리된다.

아울러 KOVO는 "남자부 경기는 이미 공지한 날짜와 시간에 무료 관람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현대캐피탈의 하차로 이번 KOVO컵 대회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 '선수 부족' 때문에 KOVO컵 중도 하차를 선언한 현대캐피탈 선수단. /사진=KOVO


이번 사태는 KOVO가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면서 자초한 일이다. 이번 컵대회 일정이 세계선수권대회와 겹치면 안 된다는 FIVB 규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여러 팀들이 KOVO에 사전 문의를 하며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OVO는 문제없다며 대회 개막과 진행을 강행했다.

하지만 FIVB는 대회 개막 직전 ‘외국인 선수 출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각국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KOVO컵 개최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KOVO는 14일 새벽 남자부 대회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가, 몇 시간 후인 14일 오전 FIVB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면서 다시 대회 재개를 공지했다.

FIVB는 KOVO에 공문을 보내 컵대회 개최 조건으로 'KOVO컵을 위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 '외국팀 및 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예비 명단을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의 출전 불허'를 통보했다. KOVO는 FIVB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외국 초청팀인 나콘라차시마(태국)를 대회에서 제외까지 하면서 대회 강행 결정을 내렸다.

   
▲ KOVO컵 남자부 대회 취소(오른쪽)를 알렸다가 다시 대회 재개를 알린 공지문. /사진=KOVO 공식 SNS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를 컵대회에서 출전시킬 수 없게 되자 뛸 선수가 부족해 대회 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로써 이번 KOVO컵은 현대캐피탈과 니콘라차시마를 제외한 국내 6개 팀만 경기를 치르게 됐다. 대회를 유치한 여수시나 메인 스폰서 NH농협의 피해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대회를 기다려온 배구팬들에게 끼친 실망감은 무료 관람으로 달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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