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롯데가 또 하나 돌발 악재를 만났다. 외국인 에이스 알렉 감보아가 팔꿈치 통증으로 예정됐던 선발 등판을 미루게 됐다.
롯데는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경기 선발 투수로 박진을 예고했다. 당초 감보아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 교체가 이뤄졌다. 감보아는 최근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병원 검진을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며칠 쉬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에 따라 등판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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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꿈치 통증으로 16일 예정됐던 삼성전 선발을 건너뛰게 된 감보아.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
롯데 팬들로서는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때에'라는 생각이 들 만하다.
롯데는 16, 17일 삼성과 2연전을 치른다. 15일 현재 삼성이 5위, 롯데가 6위에 자리해 있다. 두 팀간 승차는 0.5게임. 이번 2연전을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해야 하는 롯데다. 그런데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발투수에서 롯데는 감보아 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감보아는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해 17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내고 있다. 7월 24일 키움전에서 7승째를 올린 후 8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4패만 안으며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롯데 선발진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투수다. 이런 감보아를 5위 경쟁팀 삼성전에 내보내지 못하게 됐다. 감보아는 상태를 봐가며 주말 경기(20일 사직 키움전) 등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7월까지 선두권 경쟁을 벌이던 롯데가 8월 충격의 12연패에 빠지며 성적이 추락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롯데는 8월초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다소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10승을 올린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대신 벨라스케즈를 데려온 것은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벨라스케즈를 앞세워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전혀 기대에 부응을 못했다. 6경기 등판해 1승(4패)밖에 못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10.50이나 된다. 선발을 맡길 수준이 아니어서 퇴출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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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피칭으로 옷데 마운드에 전혀 도움이 못 되고 있는 벨라스케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
이런 악재에 감보아의 부상으로 인한 등판 연기 악재까지 더해졌으니, 롯데의 한숨이 깊을 수밖에 없다.
삼성은 예정대로 16일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선발 등판한다. 가라비토는 12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2.44로 대체 외국인 투수로서는 무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 선발을 떠맡은 박진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박진은 롯데의 5선발감으로 꼽힌 투수지만 올 시즌 대부분을 불펜에서 뛰었다. 47경기에서 3승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는데 선발 등판은 두 차례 있었다. 4월 27일 두산 베어스전(3⅓이닝 2실점)과 5월 3일 NC 다이노스전(3이닝 4실점)에서 선발을 맡았다. 긴 이닝을 던지지는 못했다.
결국 롯데는 16일 삼성전에서 박진이 버틸 수 있는 만큼만 던지게 하고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롯데가 이번 삼성과 맞대결 2연전에서 모두 패해 2.5게임 차로 벌어진다면 8경기밖에 남지 않아 추격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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