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젖소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유전능력평가 기술이 개발돼 국내 우유의 안정적 생산과 고품질 공급을 통해 낙농가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디엔에이(DNA) 정보를 활용한 유전체 선발 기술을 국내 젖소 유전능력평가에 적용, 능력이 우수한 젖소를 기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젖소 부모·선조의 혈통 정보와 우유 생산기록을 토대로 평가하던 기존 방식에 DNA 분석 결과를 반영하는 새로운 국가단위 유전체 유전능력평가 체계를 완성했다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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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젖소 유전체 유전능력평가 결과 농가 서비스 체계./자료=농진청 |
젖소 개량은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국립축산과학원이 가축개량총괄기관으로 젖소 국가단위 유전능력평가를 수행, 산유량이 많고 품질 좋은 우유를 생산하는 유전능력을 가진 씨수소를 선발·개량하고 있다.
젖소의 유전능력평가는 젖소가 가진 능력을 다음 세대에 얼마나 물려줄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유전능력평가는 기록이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은데, 기존 평가 방식에서는 송아지의 혈통 자료만을 채택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농림축산식품부,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 한국종축개량협회와 협력해 2만4000여 마리의 유전체 자료를 수집·검증해 유전체 유전능력평가를 개발하게 됐다.
DNA 품질검사와 부모-자식 간 정보 일치 여부 확인 등 다양한 검증을 거쳐 신뢰성도 확보했고 혈통·생산기록에 더해 개체별 DNA 정보에 기반한 평가, 분석을 할 수 있어 더욱 정밀한 예측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자매 젖소가 모두 동일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새로운 평가 체계를 활용하면 DNA 차이에 따라 개체별 능력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어린 송아지의 유전능력평가 정확도가 기존 25%에서 60%로, 평균 35%포인트 향상되는 성과도 거뒀다.
또한 씨수소 선발에 유전체 평가를 적용하면, 송아지 단계에서 능력을 예측할 수 있다. 그간 정액 생산이 가능했던 기간이 평균 5.5년에서 1.5년 이내에 선발이 가능해져, 세대 간격을 단축하고 젖소 개량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낸다.
낙농가 입장에서도 암송아지의 유전체 능력을 조기에 평가하면, 우수한 개체는 맞춤형 씨수소와 교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는 이른 시기에 판매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일례로, 암소가 우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실제 우유를 생산하기까지 약 3년이 걸리며, 이 기간 사육비는 1768만 원이 드는 반면, 같은 기간 우유 판매 수입은 1187만 원에 그쳐 마리당 581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유전체 유전능력평가를 활용해 송아지 시기에 유전능력을 정확히 평가하면 이 같은 손실을 미리 차단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와 협력해 농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낙농가가 분석을 신청하면,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가 유전체 분석 후 유전체 자료를 국립축산과학원에 전달하고, 국립축산과학원은 유전체 유전능력을 추정해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를 통해 낙농가에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김진형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부장은 “한우에 이어 젖소에서도 우수 종축을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유전체 선발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국립축산과학원은 국가대표 축산 연구기관으로서 씨수소 개량 체계 개선과 낙농가 현장 활용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농진청은 유전체 유전능력평가가 국가 개량 체계를 혁신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유전체 자료 수집 규모를 연간 1000마리에서 3000마리로 확대해 평가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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