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불충분으로 발표 지연…심사결과, 새정부 출범과 무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심사하던 금융당국이 끝내 도전장을 던진 4개 컨소시엄(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모두에게 예비인가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후보자들이 대체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고, 제출한 자료도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당국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는 제16차 정례회의에서 4개 컨소시엄에 대한 은행업 예비인가를 최종 불허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심사하던 금융당국이 끝내 도전장을 던진 4개 컨소시엄(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모두에게 예비인가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후보자들이 대체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고, 제출한 자료도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당국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을 마련해, 신규인가 관련 절차를 추진했다. 이어 올해 3월 25~26일 예비인가 신청을 통해 총 4개 컨소시엄(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의 신청서를 받았다. 이후 당국은 각 분야 민간전문가로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10인)을 꾸려 이달 10~12일 서류심사,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 및 질의응답 등의 시간을 가졌다. 

위원회는 판단 끝에 네 곳 모두 은행업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4개 컨소시엄이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에서 미흡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 측은 "신청인 사업계획상 주대상고객의 신용도·상환능력 등을 감안 시 충분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대주주의 자본력이 미흡하고 주요주주가 초기자본금 및 추가 출자 관련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조건부투자의향서(LOI)'만 제출하는 등 충분한 자본 조달 가능여부가 불확실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부적합 평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의견을 내놨다. 

우선 소소뱅크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금융기회 확대 측면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주주가 불투명하고, 자본력과 추가 자본출자 가능성 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소호은행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금융 기회 확대, 기술기업의 금융접목 혁신성 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주주 자본력, 영업지속가능성 및 안정성이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포도뱅크에 대해서는 "대주주가 불투명하고, 자본력과 추가 자본출자 가능성 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AMZ뱅크에 대해서는 "대주주가 특정되지 못하고, 자본력과 추가 자본출자 가능성 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평가의견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으며, 금감원은 이들의 예비인가를 일괄 불허하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아울러 당국은 심사가 대거 지연된 이유도 해명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6월께 예비인가 여부가 잠정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까닭이다. 이를 두고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인 만큼, 심사가 대거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신청인이 제출한 심사서류의 적합성과 법적요건 부합 여부 등을 심사했다"면서도 "대부분의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가 불충분해 사업계획 등 심사자료의 보완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며, 그 과정에서 심사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번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새정부 출범과 연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및 금융감독원 심사를 토대로 금융산업의 혁신·경쟁 촉진과 안정성을 균형있게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국민의 예금 등 자산을 관리하고, 가계·기업 등에 신용을 공급하는 금융시스템의 중추"라며 "은행 신규인가는 신청인이 충분한 자격을 갖췄는지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국은 향후 제4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절차에 다시 나설 경우 이번에 탈락한 컨소시엄도 재신청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는 금융시장 경쟁상황,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공급 상황 및 은행업을 영위하기 적합한 사업자의 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력 후보군 중 한 곳이었던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소상공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심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미비점을 보완해 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가겠다"고 재도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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