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정부 주도의 1조 원 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 2차 수주가 시작돼 국내 3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차 대비 산업과 경제 기여도 등 비가격 지표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지가 수주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간담회에서 사업 추진 방향 등을 밝혔다. 사업 공급 규모는 총 540MW(메가와트)로 약 1조 원대로 예상되며 규모공급 시기는 2027년 12월이다.

이날 전력거래소는 1차 사업 평가 배점에서 40%로 책정됐던 비가격 지표 비중을 2차 사업에서 최대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가격 지표는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 및 설비안전성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앞선 1차 사업에서 삼성SDI가 전체 물량 76%를 수주한 사례처럼 비가격 지표가 경쟁사 대비 높아 수주에 성공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내세운 LFP(리튬, 인산, 철) 대비 가격이 높은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국내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산업·경제 기여도 항목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 공장 활용을 적극 검토하면서 전략 구축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이번 2차 사업 대응을 위해 서산공장 전기차 전용 라인을 ESS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차 사업 공급 시기가 2027년 12월인 만큼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SK온은 최근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대규모 ESS 프로젝트 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내년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 경험을 쌓고 이를 국내 생산 안정화에 활용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는 LFP 배터리의 생산을 국내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오창 공장 내 ESS용 NCM 배터리 라인을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차 산업에서 수주 승리를 거둔 삼성SDI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에도 NCA 배터리의 국내 생산 등 산업 기여 부문을 강조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비가격 지표 비중이 더 높아져 2차 사업도 삼성SDI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산 소재가 필요한 LFP와 달리 NCA는 국내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면모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2차 사업의 평가 체계를 개선한 후 오는 10월 2차 ESS 중앙계약시장 공고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