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2분기 우리나라 수출품이 미국에서 부과받은 관세가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과 관세는 총 33억 달러로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 대비 47배 증가한 수치로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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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올해 대미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작년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사진은 수출하기 위해 쌓여있는 컨테이너박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대상으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대미수출 관세액은 총 33억 달러를 기록했다. 동기간 △중국 259억3000만 달러 △멕시코 55억2000만 달러 △일본 47억8000만 달러 △독일 35억7000만 달러 △베트남 33억4000만 달러에 이어 6위다.
한국의 관세 증가액은 트럼프 2기 출범 전인 지난해 4분기 관세액과 비교해 3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동기간 중국 141억8000만 달러, 멕시코 52억1000만 달러, 일본 42억 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이중 관세 증가율은 한국이 4614%(47.1배)로 10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 1850%(19.5배), 멕시코 1681%(17.8배), 일본 724%(8.2배), 독일 526%(6.3배), 대만 377%(4.8배) 등으로 순이었다.
한국은 지난 1분기까지도 한미 FTA가 적용돼 관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분기부터 보편관세 10%와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 관세가 적용돼 증가 폭이 커졌다. 반대로 중국은 관세 증가액은 가장 크지만 앞선 바이든 정부 때부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전지 등의 품목에 고관세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증가율 면에서는 1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2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 관세액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자동차 부품이 19억 달러로 전체 관세액의 57.5%를 차지했다. 지난 4월에 완성차, 5월에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관세부과액을 수출액으로 나눈 실효 관세율은 2분기 기준 10%로 중국의 39.5%, 일본 12.5%에 이어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대미 수출액이 세계 8위임을 고려하면 수출 규모 대비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및 입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합의를 조속히 적용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반도체·의약품 등 아직 관세율이 확정되지 않은 품목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외교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15%의 상호관세 중 수출기업이 4분의 1을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대미 수출의 3.75%를 관세로 부담하는 셈"이라며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 요인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조사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통상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힘든 시기인 만큼 부담을 완화하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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