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다연이 2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정상을 탈환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호주 교포 강자 이민지(세계랭킹 4위)를 연장전 끝에 제치고 거둔 우승이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쳤다.

이민지가 보기 없이 버디 4개만 잡아 역시 최종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하며 이다연과 동타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다연은 연장 2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다연. /사진=KLPGA 공식 홈페이지


이다연은 KLPGA 통산 9승을 올렸는데,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2년 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과 2019년 한국여자오픈,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3차례 우승컵을 청라 골프클럽에서 들어올렸다. 2023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이번 대회와 같은 미국·유럽 코스에서 열렸고, 2019년 한국여자오픈은 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에서 개최됐다.

3라운드까지 선두 박혜준에 3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이다연은 박혜준이 3번 홀(파4)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부진한 사이 계속 추격하며 따라잡았다. 유현조가 한때 단독 선두로 나서기도 했지만 후반 라운드에서 이다연이 분발했다.

이다연이 14번 홀(파3), 15번 홀(파 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5번 홀에서 두번째 샷을 페널티 구역에 빠트리며 보기를 범한 유현조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다연 못지않게 이민지의 저력도 무서웠다. 16번 홀까지 2타를 줄이고 있던 이민지는 17번 홀(파5)에서 4m 남짓 버디 퍼트에 성공하더니,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8m가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트도 홀에 떨궜다. 앞 조에서 먼저 경기한 이민지가 잠시 이다연에 1타 앞섰지만 이다연도 17번 홀 버디를 낚아 바로 동타를 이뤘다.

운명처럼 이다연과 이민지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연장전을 벌여 우승을 가리게 됐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은 두 선수 모두 파를 지켰다. 같은 홀에서 다시 펼쳐진 2차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다연이 투온 투퍼트로 파를 지켰다. 반면 이민지는 2.5m 거리 파 퍼트가 빗나가며 이다연의 우승이 확정됐다.

후원사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노렸던 이민지는 또 정상행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송가은, 2023년에는 이다연에게 연장전 끝 패배를 당했고, 이번에 또 연장까지 벌여 이다연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민지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공동 3위에 올랐다.

1∼3라운드에서 계속 선두를 지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기대했던 박혜준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3타를 잃어 유현조와 공동 3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성유진이 5위(5언더파), 이재윤과 이동은이 공동 6위(3언더파 )에 올랐다. 박현경이 8위(2언더파), 박민지가 9위(1언더파)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는 까다로운 코스 탓에 최종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9명뿐이었다.

시즌 3승을 거둔 이예원은 공동 14위(2오버파), 방신실은 공동 24위(4오버파)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날 4타를 잃어 공동 44위(8오버파)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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