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 17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 옴니버스 스낵무비 '빌리브'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러닝타임 37분, 티켓 가격 2000 원이라는 과감한 시도에도 “짧지만 여운이 길다”, “팝콘보다 싸지만 울림은 훨씬 크다”는 호평으로 이어지며 단편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빌리브'는 ‘믿음’을 주제로 세 편의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충무로 대표 감독 3인과 배우 강기영, 고창석, 서현, 이정하가 함께해 삶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믿음을 다층적으로 담아냈다.
이종석 감독은 '협상', '방관자들'을 통해 보여준 날카로운 심리 연출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 '아무도 없다'를 선보였다. 강기영은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를 벗고 믿음과 집착 사이를 넘나드는 인물로 강렬한 변신을 보여준다.
| |
 |
|
| ▲ 러닝타임 37분, 2000원의 입장료지만 강기영 서현 고창석 등의 배우와 레드벨벳 웬디의 OST까지 갖출 건 다 갖춘 영화 '빌리브'가 화제다. /사진=빅웨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라희찬 감독은 '바르게 살자', 'Mr.아이돌'에 이어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독특한 연출로 '끝을 보다'를 완성했다. 무력한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꿈을 좇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고창석은 특유의 유쾌함과 진중한 연기를 펼치고 서현은 극 전체의 리듬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활약한다.
박범수 감독은 '싱글 인 서울', '빅토리'에 이어 따뜻한 감성과 위트 있는 상상력을 담아 '빙신'을 선보였다. 슬럼프에 빠진 아이스하키 선수가 빙판 위에서 겪은 신비로운 체험을 그린 작품으로, 이정하는 거친 스포츠 연기와 섬세한 감정선을 동시에 소화해 몰입감을 높였고 조달환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무게를 더했다.
짧지만 강렬하게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세 편의 영화는 믿음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37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질 줄 몰랐다”, “극장에서 단편에 이렇게 몰입해 본 건 처음”이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또 “단편이 이렇게 잘 만들면 장편 못지 않다”, “이런 기획이 계속 나오길 바란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OST ‘FLY’는 레드벨벳 웬디가 참여해 영화의 감정을 한층 깊게 이끌어냈다. 호소력 짙은 음색과 희망적인 메시지는 세 편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며 “OST가 영화의 네 번째 이야기 같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