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9월 누적 7조 6천억 판매…이미 지난해 실적 돌파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은행들이 기본 이자에 주가 상승분을 덤으로 얹어주는 주가연계예금(ELD) 판매로 시중 유동자금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기준으로 올해 9월까지 누적 7조 6000억원에 달하는 ELD를 판매했는데,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을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여파로 은행권 예금금리가 2%대에 불과한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을 모두 중시하는 재테크족들에게 최적의 대안이라는 평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올해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판매한 ELD 규모는 약 7조 575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 7조 3733억원을 훨씬 넘어선 실적이다. 이 같은 판매고는 ELD가 원금을 보장해주면서도 일반 예금상품보다 더 많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는 까닭이다. 

   
▲ 주요 은행들이 기본 이자에 주가 상승분을 덤으로 얹어주는 주가연계예금(ELD) 판매로 시중 유동자금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기준으로 올해 9월까지 누적 7조 6000억원에 달하는 ELD를 판매했는데,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을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여파로 은행권 예금금리가 2%대에 불과한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을 모두 중시하는 재테크족들에게 최적의 대안이라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LD는 정기예금의 일종으로 주가와 연계해 지수가 상승하면 변동률 범위 내에서 수익률이 결정된다. 고객이 맡긴 원금의 약 97~98%를 대출로 운용해 예대마진(대출-예금)을 남기고, 나머지 2~3%는 주가 지수 연계 옵션 등 파생 상품 운용으로 추가 수익을 내는 셈이다. 이에 고객이 만기까지 상품을 보유할 경우 원금보장과 최소 약정 이자를 누릴 수 있다.

실제 농협은행이 판매 중인 '지수연동예금(ELD) 25-7호(KOSPI200 수익3형)'을 살펴보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0~25% 내에서 상승할 경우 최고 연 5.0%의 수익률을 누릴 수 있다.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하락하거나 25% 초과 상승할 경우 원금과 함께 기본 1.50%의 이자만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가령 개인이 1000만원의 자금을 예치하고,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25%에 근접하게 상승할 경우 세전 최대 50만원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판매하는 정기예금보다 훨씬 큰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이 판매하는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 단기)는 연 2.50~2.55%에 불과하다. 전월취급 평균금리 연 2.45~2.51% 대비 상하단 모두 약 0.04~0.05%p 하락한 값이다. 

구체적으로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55%로 가장 금리가 높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등이 일괄 연 2.50%를 마크하고 있다. 

한편 ELD와 성격이 다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판매액도 최근 부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ELB 판매액은 4조 76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판매액 4조 421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ELB는 증권사가 발행하고 은행이 판매를 대행하는 상품이다. ELD보다 적극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지수연동예금은 원금 보장 및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적합한 대안상품"이라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이라면 최적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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