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면서 생산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직구매를 확대하고, 자체 에너지 생산, 에너지 절감 등 원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요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석유화학업체들의 원가 낮추기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
|
▲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37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며, LG화학은 같은 기간 석유화학 부문에서 14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도 올 상반기 케미칼 부문에서 13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글로벌 수요 부진에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에 시달리자 생산원가를 낮춰 수익성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직구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은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로부터 LNG를 직도입하기로 했다.
2027년 1월부터 2034년 12월까지 8년간 연간 20만 톤의 LNG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에 비해 21% 수준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은 한국가스공사나 국내 대형 에너지 기업을 통해 LNG를 수입해왔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직접 공급받으면서 유통과정을 줄여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전력을 직구매하고 있다. 이전까지 한국전력을 통해 구매를 했다면 지난 6월부터는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을 통하기 보다는 전력 직구가 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전력 직구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업종 특성상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를 고온·고압하는 공정이 많고, 대규모 설비라는 점에서도 전력 소비가 크다. 또 석유화학 공정은 24시간 연속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에 전력 직구매를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은 높은 상황에서 제품 가격 인상을 어렵다 보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생산원가부터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태양광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설비 효율성을 높이는 전반적인 생산원가 절감에 힘쓰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당분간 원가 절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설비 증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강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원가 절감과 효율성 제고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적인 비용 관리와 원가 혁신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